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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버스聯 회장 차라리 없는 편이…
  • 이병문
  • 등록 2006-10-24 22: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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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전세버스연합회 회장 자리가 지난 3월말 이후 계속 공석중이다. 물론 회장 직무대행이 있기는 하지만 직무대행의 권한상 통상적인 업무만 수행한다고 볼 때 실제 회장 자리는 계속 비워있다고 보는게 타당할 것이다.
회장 자리가 장기간 비게 된 것은 연합회 구성원인 각 시·도 조합 이사장들의 분쟁때문이다. 전세버스연합회는 지난해 3월 여직원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신보감 회장이 전격 사임한 이후 신 전 회장이 지명한 김의엽 회장직무대행(경기도 조합 이사장)과 별도의 총회를 거쳐 선출된 김태화 서을조합 이사장이 회장 선출 적법성 여부를 놓고 법정다툼을 진행해왔다. 그러다가 올 3월말 김의엽 씨 측이 제기한 김태화 씨에 대한 회장직무정지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현재까지 변호사가 법정 대리인으로 회장직무대행을 맡아오고 있다.

연합회의 실질적이고 최종적인 의사결정자가 없는 상황에서 최근에는 공제조합 임금협상 등을 놓고 노사관계가 악화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런데 공제조합의 노사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배경에는 신 전 회장을 비롯한 일부 조합 이사장들의 횡포가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법원에 의해 직무대행으로 선임된 S변호사가 6개월만에 사임계를 제출한 것도 일부 이사장들의 압력때문이라는 것이고, 후임으로 온 L변호사도 노조와 임금협상에 응하려고 하자 신 전회장으로부터 "네가 뭔데 임금협상을 하냐?"는 공격을 당하는 등 심한 곤욕을 치렀다는게 노조측의 주장이다.

조합 이사장들 입장에서는 "연합회 주인이 누구인데…!" 하는 섭섭한 마음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왜 이렇게 됐는지를 먼저 생각하는게 올바른 순서다. 신 전 회장의 경우 이미 여직원 성추행사건 및 공금횡령으로 벌금형을 받았다. 또 전임 회장들과 조합 이사장들중 상당 수가 공금횡령과 공제조합의 비정상적인 운영 등으로 끊임없는 구설수에 올랐다. 그래서 회원들간 조직 분규도 모두 다 이런저런 이해관계에 얽혀 있어서 그렇다는 이야기가 설득력 있어 보인다.

▶회장 없으니 오히려 예산 남아돌아

전세버스연합회의 연 예산은 4억5천만원 정도로 예산규모를 볼 때 건교부 산하 자동차운수단체 중에서도 하위권에 속한다. 전세버스연합회도 다른 운수단체와 마찬가지로 매년 예산부족에 시달렸는데 웬일인지 요즘에는 돈이 남아돈다고 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직원월급 걱정을 하는 판이었는데 최근엔 시재가 1억원이 넘을 정도로 자금사정이 풍부해졌다. 이런 이유는 회장이 없어서 회장이 쓰는 돈이 없기 때문이다. 회장이 연합회 운영에 기여하기 보다는 오히려 얼마나 손실을 끼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돌이켜보면 그동안 회장이 있었다고 해서 업권 발전에 도움이 되거나 크게 기여를 했다고 보기가 어렵다. 업계 숙원사업인 유가보조금 지급 등 뭐 하나 속시원히 해결한 것도 없이 감투싸움과 비정상적인 운영으로 법정분쟁만 일으켜 왔다.
하지만 어쨌든 연합회는 조만간 회장선출과 관련된 법정 분쟁도 마무리돼 정상화의 길을 추진하게 될 것이다. 아니, 어쩌면 또 다시 비정상화적이고 비상식적인 길을 간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다. 이전투구한 연합회의 과거가 그렇고, 현재도 화합하지 못하고 감투싸움을 벌이는 모습을 보면 그만큼 정상적인 연합회 운영을 기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단체장은 봉사·명예의 자리

전세버스업은 이미 오래전부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판인데 연합회는 갖가지 잡음으로 일선 업체 조합원들의 불신이 팽배해졌으며 집행부의 권위도 땅에 떨어졌다. 부도덕하고 몰염치한 사건들이 반복되면서 그동안 사회의 보편적인 가치관마저 흔들거리고 혼란스런 현상까지 일어났다. 이같은 상태가 계속돼 업계 전체가 불신과 반목으로 얼룩지고 제3자에게 직무대행을 맡기는 사태까지 오게된 것이다.

연합회는 업권발전도 좋지마는 우선 망신창이가 된 이미지를 개선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무엇보다 정직, 합리 등 보편적인 가치를 새로 세우는 것이 절실하다. 앞으로 누가 회장이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연합회 집행부는 먼저 정직하고 깨끗하고 합리적 정신을 수용하면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 업권 발전이라는 명목으로 판공비, 업무추진비 등을 물쓰듯 하기 보다는 명예와 봉사, 희생하겠다는 마음으로 새로운 권위를 재확립해야 할 것이다.
그럴 생각이 없다면 전세버스연합회 회장은 차라리 없는 편이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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