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정비·자동차매매업 등 자동차관리사업자단체의 설립요건이 강화돼야 한다는 여론이 대두되고 있다. 이는 현행 설립요건 상 여러 연합회 단체가 우후죽순(雨後竹筍)으로 생겨날 우려가 크기 때문.
실제로 지난 7월말 건설교통부 산하 자동차관리사업자단체 최초로 복수연합회인 한국자동차매매연합회가 인가된 후 자동차정비업계와 매매업계에서는 복수연합회 설립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정비업계와 매매업계에서의 복수연합회 설립은 이미 수년전부터 예고돼왔으며 시간문제인 상황이었다. 산하 조직인 각 시·도 조합에서부터 이미 상당수 복수조합이 창립됐기 때문. 일부 시·도에서는 5개까지 복수조합이 남발돼 있어 사업자들간에 심한 갈등을 겪어 왔다.
다른 업종과는 달리 정비·매매업계에 시·도 복수 조합이 유난히 많은 이유는 현행 자동차관리법상 단체 설립 기준이 너무 낮고 업체 수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에 따르면 구성원의 10분의 1이면 사업자단체를 설립할 수 있도록 돼있다. 이는 조합원들간 합의를 통해 조합을 이끌어 가기보다는 뜻이 안맞는 경우 기존 조합을 탈퇴해 또 다른 조합을 만들 소지가 크다. 특히 조합원 수가 많을 수록 분열의 소지 역시 크기 때문에 업체 수가 많은 정비·매매업계에서는 필연적으로 남발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복수 단체 설립 현상이 각 시·도 조합에서 중앙단체인 연합회로 전이된 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시·도 조합을 회원으로 하는 전국 연합회의 경우 그동안 여러 조합이 복수 연합회 설립에 눈치를 보고 있었으나 지난 7월말 건교부가 한국자동차매매연합회를 정식 인가해줌에 따라 복수연합회 설립 움직임이 불붙게 된 것이다.
부분정비업계의 경우 기존 연합회에서 탈퇴한 인천조합을 중심으로 이미 복수조합들로 구성된 전국자동차부분정비협회가 있어 사실상 두개의 연합회가 운영되고 있다. 협의회는 최근 연합회 발기인 대회를 개최하고 법적으로 인정받는 제2의 연합회 설립을 위한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
종합정비업체들로 구성된 검사정비조합은 아직 시·도의 복수조합이나 복수연합회가 탄생되지 않았으나 조합원들간 갈등이 항상 내재돼있어 일부 회원들의 탈퇴설과 함께 복수조합, 복수연합회 설립 추진 이야기가 심심치않게 나오고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인 셈이다.
매매업계의 경우 극심한 분열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전국자동차매매연합회 소속 서울·대전·충남·경기북부조합 등 4개 조합이 한국자동차매매연합회에 이어 제3의 연합회를 설립하기로 하고 건설교통부에 인가신청을 냈으나 건교부가 이를 반려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연합회에서 탈퇴해 또 다른 연합회를 설립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제3, 제4의 연합회가 나와서는 되겠느냐"는 것이 건교부의 입장이지만 이는 어떻든 법적으로 보장된 복수연합회 설립을 무시하는 것이라 적지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자동차운수단체의 경우 버스·택시 등 여객운수사업자단체는 구성원의 5분의 1이면 단체설립을 발기할 수 있도록 돼있으나 설립 자체는 구성원의 2분의 1 이상이 되도록 해 사실상 복수단체 설립을 원천봉쇄해놓고 있다. 또 화물자동차운수사업자단체는 구성원의 3분의 1이면 발기할 수 있고 역시 3분의 1이면 설립할 수 있어 복수단체 설립이 그렇게 쉬운 형편이 아니라 대전에 복수조합이 설립돼 있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