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행진에도 침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국내 경차(800㏄ 이하)시장이 2008년부터는 현재보다 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8일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가 펴낸 '자동차 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만7천대에 그쳤던 경차 수요는 2008년 경차 기준 확대를 계기로 9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유가의 지속적 상승으로 외국에서는 경차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오히려 경차 비중이 줄고 있다. 국산 경차는 외환 위기 직후인 1998년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30% 가까운 점유율을 보였지만 이후 꾸준히 감소, 지난해 5.1%까지 추락했다.
유가가 한때 70달러를 넘을 정도로 급등한 올해에는 상황이 더욱 악화돼 경차는 1∼7월 2만2천37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2만7천560대)보다 20% 감소했으며 시장 점유율 역시 4.4%에 그쳤다.
이에 반해 일본에서는 7월까지의 경차 누적 판매가 93만대로 지난해보다 7.5% 증가했으며 판매 비중도 지난해 29.2%에서 32.1%로 2.9%포인트 늘었다.
보고서는 국내에서 경차 판매가 부진한 이유에 대해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내수 활성화 대책으로 소비세가 인하되면서 그동안 경차만 예외적으로 누린 혜택이 사라졌고 소형과 준중형 차급에 경쟁력 있는 모델이 확충된 점을 꼽았다. 또 자동차가 신분 과시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는 사회 분위기도 경차 외면에 한몫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경차 홀대 현상은 2008년부터는 반전될 것으로 연구소는 내다봤다. 2008년 1월부터 경차 기준이 800㏄에서 1000㏄ 이하로 확대됨에 따라 기아 소형차 모닝이 경차로 편입되고 업체 간 경쟁이 심화돼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소는 "경차 기준이 확대되면 모델이 다양해지면서 소비자들의 경차에 대한 인식이 ‘작고 초라한 차’에서 ‘경제적인 차’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