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중소기업특별위원회가 발표한 택시.화물 자영업자 대책은 너무 현실성 없는 대책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특히 신선한 것은 거의 없고, 기존의 것을 재탕한 것이 많아 도대체 왜 이런 대책이 나왔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대책은 택시.화물 자영업자들이 어려워진 근본 원인은 공급과잉에 있다고 보고, 경쟁력 있는 자는 육성하되 경쟁력 없는 자는 전직(퇴출)하도록 유도한다는 게 골자다.
하지만 택시업체 차고나 용달 주차장에 노는 차가 즐비할 언정 자청해서 택시.화물면허를 반납한 적은 거의 없는게 현실이다. 정부가 이런 현실을 제대로 알기는 알고 대책을 내놨을까? 대책중 하나인 '자발적 감차제' 도입은 그야말로 탁상공론의 전형이다.
택시 대책을 하나하나 따져보면 지역별 총량제는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제도며 불법.부당영업 택시를 퇴출시키겠다고 했지만 지금도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불법.부당영업 택시를 퇴출시킬 수 있기때문에 '말잔치'에 불과하다.
'안심택시', '실버택시'등 브랜드 택시의 활성화는 현재도 이런저런 브랜드 택시가 있는 실정임을 감안할 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까? 또 택시운송서비스 평가제를 도입, 업계의 자율적인 서비스 경쟁을 유도할 계획이라지만 과연 업계가 적극적으로 참여할런지 의문이다.
화물운송업 대책은 그야말로 재탕 일색이다. 경유값 인상분에 대해 2008년 6월까지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것, 우수업체 인증제 추진, 공급량 제한, 화물차 전용휴게소와 공동차고지 확대, 불법운송 주선행위에 대한 상시단속, 표준 위.수탁 계약서 보급 등 재탕을 넘어 삼탕, 사탕 수준이다.
허가기준 미달업체, 페이퍼컴퍼니 등 부실업체의 퇴출을 촉진하고 화물차주의 이.전직 지원을 위해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는 게 그나마 새로운 내용인데 미시적 접근에 머물러 있는데다 인위적으로 이.전직을 시킬 수는 없는 만큼 효과를 발휘할런지 미지수다.
그래서 이번 대책은 기존 대책이나 숫자만 늘어놓은 대책, 또는 실효성이 의문스러운 대책들의 짜깁기판이란 얘기를 듣고 있다
현재 택시.화물 공급과잉은 정부가 이런저런 기회에 선심 쓰듯 공급량을 늘렸기 때문이다. 즉, 정부가 자초한 성격이 더 큰 것이다. 정부는 옛날도 그랬듯이 택시.화물업계의 실상을 잘 알지도 못하는 대책을 내놨다.
택시.화물업계의 실상을 10%라도 안다면 이런 대책이 나올 수 없을 것이다. 이런 대책이 정부의 여러 장관이 참석한 회의에서 나왔다고 하니 정부의 택시.화물업에 대한 인식이 그저 한심스러울 뿐이다.
차라리 가만히 놔두고 정부는 경기 살리기에나 몰두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