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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광역버스, 감차만이 능사 아니다
  • 국정넷포터 오윤석
  • 등록 2006-07-26 07: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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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7월 서울시 교통체계 개편 이후, 기존의 고급 좌석버스 가운데 시내구간만 운행하는 노선들은 전부 간선버스로 전환되고, 경기도와 서울을 오가는 노선들은 광역버스라는 명칭으로 바뀌었다. 간선으로 전환된 노선들은 다른 노선들과 마찬가지로 별탈없이 운행이 잘 되고 있으나, 문제는 광역버스들이다.

개편 이후 수많은 노선들이 폐선되거나 간선으로 전환되고, 심지어는 경기도 업체로 넘어가기까지 했는데, 그 이유는 하루가 멀다하고 심각하게 쌓이는 만성적인 적자 때문이다.

그런데 경기도 업체로 넘어간 노선들 중 일부 노선에서는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적자라던 노선이 경기도 업체로 넘어가자마자 증차가 이뤄지고, 심지어는 천연가스버스(CNG) 차량까지 투입되어 운행하고 있는 것이다. 증차는 그렇다 하더라도, CNG 차량의 경우는 일반 디젤 차량에 비해 상당히 고가이기 때문에, 웬만큼 장사가 잘되는 노선이 아니면 투입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 어떻게 적자라서 경기도 업체로 이관된 광역버스 노선에 왜 CNG 차량이 투입되고 증차가 이뤄진 것일까? 이 질문에서 서울시의 광역버스에 대한 정책이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다는 점을 도출할 수 있다.

현재 서울시 광역버스의 경우, 현금승차시 1,500원이고 카드 사용시 1,400원이다. 경기도와 거의 비슷한 요금 조건이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 바로 서울시 광역버스는 환승할인 혜택을 절대로 받을 수 없지만, 경기도 광역버스의 경우 경기도 소속의 시내/좌석/광역버스로 갈아탈 때 400원의 할인 혜택이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광역버스를 타고서 또 다른 버스로 환승해야 할 일이 있는 승객들의 경우, 경기도 광역버스를 승차하고서 다른 경기도 버스로 갈아타는 것이다.

또한, 서울시 광역버스는 적자를 이유로 계속해서 감차 조치가 이뤄졌고, 이로 인해 배차간격이 상당히 좋지 않은 실정이다. 반면 경기도 광역버스는 증차 등이 서울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원활하게 승인되고 있기 때문에 차량 댓수가 많고, 또 배차간격 역시 상당히 좋은 편이다.

개편 이전에 경기도와 서울시가 공동배차를 했던 노선이 꽤 많기 때문에 현재도 노선이 겹치는 경우가 많은데, 당연히 경기도 노선이 먼저 오는 경우가 잦고, 결국 손님들 대부분은 서울시 노선보다 경기도 노선을 더 많이 타는 것이다. 당연히 서울시 광역버스는 수요를 빼앗기게 되는 것이고, 이는 곧 적자로 직결된다.

여기서 서울시 광역버스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우선, 서울시 광역버스에 대해서도 환승할인 혜택을 부여해 일단 승객들이 많이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이를 통해 적자 규모가 줄어들 경우에는 지금보다 운행 횟수를 수요를 고려해 합리적으로 늘여가는 것이다.

서울시 광역버스에 대한 환승할인 혜택은 지선/간선/순환 노선과 같은 통합거리비례제가 아닌, 경기도와 같은 단순 할인 방식(300~400원)이 적정하다. 통합거리비례제의 경우는 광역버스에까지 적용할 경우 적자폭이 커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노선 자체가 워낙 장거리이기 때문에 승객들 입장에서도 곤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도 버스와의 환승할인만 되는 경기도 광역버스와 달리, 서울시 광역버스의 경우 지하철에까지도 환승할인 혜택을 적용한다면 지금보다는 분명히 승객들이 늘어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차량 증차 문제도 수요를 고려해서 탄력적으로 해결한다면 서울시 광역버스의 적자 문제는 적어도 현재보다 나아질 것이다.

서울시가 좀 더 합리적인 정책으로 시민 편의를 도모함과 동시에, 누적되는 적자를 해소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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