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회사에 운전기사들이 몰리며 취업하기가 어려워지자 취업알선 브로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서울 대중교통체계 개편(버스 준공영제) 이후 서울시가 버스기사의 안정적인 처우를 보장해주자 버스회사에 구직자가 줄을 서면서 수백만원의 웃돈을 요구하는 취업알선 브로커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것.
버스회사마다 운전기사를 지원하는 이력서가 넘쳐나고 있으나 기사들이 정년(57세)를 넘기지 않는 한 퇴직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 대부분 버스회사들은 당분간 신규채용계획이 없는 실정이다.
간혹 버스기사를 모집하는 업체가 있어도 운전대를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게 됐다.
얼마전 버스기사를 모집한 S교통의 경우 10명 모집에 50명이 넘게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과 1~2년전, 버스기사를 구하고 싶어도 못 구한 때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이에 따라 버스기사로 취업하려면 최하 3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형편으로 운전기사 취업을 알선하는 업체에 버스기사 취업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버스기사 취업 희망자들은 전직 택시기사들이 많은 편이나 버스회사에서는 버스운전 경험이 있는 마을버스 운전경력자를 선호하고 있는 편이다.
그러자 이같은 사정을 이용해 "빨리 취업시켜 주겠다"며 200만∼300만원에 이르는 웃돈을 요구하는 취업대행 브로커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취업대행사에서는 구직자들의 이력서에 대형차량 운전경력을 뻥튀기해 주는 등 취업 노하우를 알려준다며 수백만원의 수수료를 요구한다는 것.
취업대행 브로커는 서울에만 20여곳이 성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때 운전기사난을 겪었던 버스회사에 기사들이 몰리고 있는 것은 지난해 7월 서울시 교통체계 개편과 동시에 버스 준공영제가 실시되면서부터.
버스 준공영제는 서울시가 노선조정, 운행속도.시간 등 버스운영에 관한 모든 사항을 책임지고 버스 운행만 민간업체에 맡기는 것이다. 대신 서울시가 재정지원을 통해 버스회사에 연 7.2%(고정비 기준)의 적정이윤을 보장해주기로 함에 따라 버스기사의 연봉이 높아지고 하루 근무시간도 대폭 줄어들었다.
버스기사의 월평균 임금은 지난달 버스회사와 노조의 임금단체 협상이 타결돼 오는 7월부터 주 40시간 근무에 257만원(주 44시간 근무)에서 265만원(3년 경력 기준)으로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