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값 비싸 경제성 없다는 의견도>
'경유택시'가 택시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국 택시의 대부분은 LPG차량이다. 하지만 '경유택시'가 경제성 면에서 LPG택시보다 우수하다는 의견이 대두돼 '경유택시'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경유의 연료가격이 LPG에 비해 비싸지만 유류보조금을 통해 일부 비용이 보전되는 데다 LPG차에 비해 연료효율이 높고, 내구성이 좋아 오히려 경제적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자동차전문가들은 경유택시가 LPG택시에 비해 연료효율성이 높고 충전불편이 없는 데다, 겨울철 시동불편 문제해결, 출력·순간가속능력 등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유택시 출시→LPG택시 대신 경유택시 선택'이란 흐름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하는 사람들이 적지않다.
현재로선 자동차 회사들의 경유택시 출시 일정이 잡혀 있진 않지만, 경유택시가 갖는 장점때문에 경유택시의 등장을 '시간문제'로 보고 있기도 하다.
최근에는 대전의 모 택시업체가 준중형 디젤차인 기아의 쎄라토 1대를 택시로 등록해 운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 관계자는 "시범운행후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경유택시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여객자동차운수법에 의해 배기량이 1,500cc 이상이면 중형택시 등록이 가능하기 때문에 1,600cc급인 아반떼, 쎄라토는 물론 2,000cc급인 쏘나타, 로체, RV 모델인 카니발, 스포티지, 테라칸 등도 택시사업이 가능하다.
LPG충전소가 없는 강원도 일부 지역과 도서지역에서는 카니발, 스포티지 등 RV 모델이 경유택시로 운행되고 있다.
반면 경유택시의 경제적 효과가 별로 없을 것으로 판단하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택시의 주력 차종인 쏘나타 중형승용차급을 그대로 대비할 경우 높은 구입가격을 상쇄할 경제성이 없다고 경유택시 도입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모 사의 배기량 2,000cc급 LPG택시 가격은 약 1천200만원이나 디젤모델은 2천만원이 넘는다. 무려 800만원 이상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경유택시의 연비가 아무리 좋아도 차령 만기(회사택시 4년, 개인택시 7년) 이전에 이를 상쇄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중형택시로 등록이 가능한 준중형 경유택시는 사정이 다르다. 디젤 준중형 승용차 가격은 1천500만원이 채 되지 않아 연료비에서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대전의 모 업체에서 준중형인 쎄라토를 시범운영하고 있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문제는 쏘나타 등 중형승용차에 익숙해져 있는 택시승객들이 준중형 택시에 어떤 반응을 보일까 하는 점이다. 편법적인 택시요금 인상이라는 비난도 나올 수 있다.
또 경유승용차란 점에서 매년 검사를 받고, 환경부담금을 내야 하는 측면을 고려해 경제적 효과가 높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있다. 게다가 경유택시는 환경부와 환경단체의 반발이 거세 유류보조금을 지급하지 말아야 한다는 논의는 현재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환경부와 환경단체는 "경유택시는 대기질 개선에 모순될뿐 아니라 LPG택시보다 보조금 지급액수가 수백~수천언원 증가해 경유값을 단계적으로 올리는 정부의 에너지세제개편 취지에도 역행하는 정책"이라며 "국민이 이중 삼중으로 피해를 보는 경유택시에 대해서는 당연히 유류보조금을 지급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