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단독] 가맹택시 갑자기 급증한 이유는?
  • 이명철 기자
  • 등록 2020-07-11 19:58:42

기사수정
  • 코로나19로 영업 위축되자 돌파구 필요…카카오T 블루, 두달새 2배 증가

카카오T 블루 가맹택시


카카오T 블루로 대표되는 플랫폼 가맹(프랜차이즈) 택시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11일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카카오T 블루에 가입한 택시는 지난 4월 전국 10개 권역 5200대에서 6월말 기준 21개 권역 9800대로 증가했다. 두 달여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올해 목표인 ‘1만대 가입’도 곧 달성할 전망이다.

 

KST모빌리티의 마카롱택시도 같은 기간 7600대에서 9000대로 늘었다. 마카롱택시는 올해 2만대까지 규모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택시업계는 플랫폼 가맹택시에 ‘가입할까, 말까’ 득실을 저울질하는 분위기가 높았다. 가맹택시에 가입하면 운송수입금은 늘어나겠지만 수수료 등이 만만치 않아 실질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데다가 결국 플랫폼 업체에 종속될 소지가 크다며 가입 여부를 고심하는 택시회사나 기사들이 많았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택시영업이 크게 위축되자 더 이상 수입감소를 견딜 수 없는 일반택시들이 수입을 올리기 위한 돌파구로 적극적으로 가맹택시에 가입하기 시작했다.

 

서울 S택시 사장 K씨(66)는 “수입감소로 어려움을 겪은 기사들이 가맹택시 가입을 적극 건의해 일부 대수를 가입했다”며 “종전에 비해 운송수입금이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수수료 등 새로운 지출이 생겼기 때문에 회사로서는 별 이익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그나마 기사들 입장에서는 수입이 늘어났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가맹택시는 자동배차, 목적지 미표시 등 일반택시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호출료를 별도로 받고, 콜도 집중적으로 받을 수 있어 수입이 기존 일반택시에 비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가맹택시는 빅데이터를 이용해 기존 택시의 운행 방식인 배회영업을 바꾸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앱에서 택시기사들에게 승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까지 제공한다. 카카오T 블루 기사 A씨(61)는 “앱을 통해 영업하면서 배회영업을 할 때보다 손님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가맹택시는 앞으로 부가서비스를 통한 추가 수입도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마카롱택시는 탄력요금제와 선불, 동승 등 다양한 요금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탄력요금제는 수요가 많은 시간에는 기본요금보다 비싸게 받고 수요가 적은 시간에는 요금을 할인해주는 방식이다. 동승요금제의 경우 합승 손님을 태운 뒤 손님에게 요금의 70% 정도를 받는 식이다. 

 

플랫폼 업체는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가맹 택시회사에 효율적인 택시 운행 자문도 할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회사의 월간 운행 내역을 분석해 차고지 지역을 기준으로 어느 곳에서 영업을 더 많이 하는 편이 유리한지를 알려준다. 

 

가맹 택시기사들은 앞으로 차고지 밖 근무교대도 가능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ICT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플랫폼 택시의 경우 차고지 밖에서 원격으로 운송기록이나 교대자 관리, 배차관리가 가능하도록 허용했다. 이에 따라 원활한 기사채용 및 차고지까지 운행에 따른 비용절감 등 택시 운영의 효율을 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가맹택시의 이점이 부각되고 있지만 가맹택시에 반대하는 택시사업자들은 여전히 많다. 이들은 “카카오 같은 대기업의 데이터와 자금력이 통제 없이 들어온다면 결국 택시는 대기업에 종속된 체인점이나 전속 계약직원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현재 총 매출에서 수수료를 떼가는 플랫폼 업체의 사업방식은 택시 산업의 파이를 키우는 방식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1~2년이 지나 플랫폼 업체가 시장에서 자리를 잡게 되면 수익 증대를 위해 가입택시들의 부담을 늘리고, 결국 시장을 교란시켜 ‘택시업계 공멸’을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상황에서 수입 증대와 서비스 향상을 기대할 수 있어 가맹택시에 가입하려는 일반택시들은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플랫폼 업계에서는 현재 8조원인 택시시장이 가맹택시 형태로 재편될 경우 1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맹택시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식당이나 제과점, 햄버거를 선택하는 것처럼 택시도 가맹택시 브랜드가 선택에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빠르면 앞으로 3~4년 내에 택시업계도 프랜차이즈로 재편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TAG

프로필이미지

이명철 기자 다른 기사 보기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장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제21회 자동차의 날, 미래모빌리티 시장 선도 다짐 산업통상자원부는 자동차 기업 임직원 등 자동차업계 관계자 300여 명과 강경성 1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제21회 ‘자동차의 날’ 기념행사를 9일 서울 JW메리어트에서 개최했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2024. 5. 9(목) 14:30 서울 강남구 JW메리어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강남훈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장, 김동욱 현대자동차...
  2. 5월 20일부터 불법자동차 일제단속...자동차 불법 튜닝, 불법명의, 무단방치 등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는 질서있고 안전한 도로환경 조성을 위해 5월 20일부터 6월 21일까지(한 달간) 경찰청, 지자체 등과 합동으로 불법자동차 일제단속을 실시한다. 불법자동차 단속 자료사진 주요 단속 대상은 불법튜닝 및 안전기준 위반, 불법명의(일명 대포차), 무단방치 등 교통질서를 어지럽히는 불법자동차이다. 특히 이륜
  3. ‘한강 리버버스’ 명칭 공모…13일~22일 국민 누구나 참여 가능 서울시가 전 국민의 참신한 아이디어로 오는 10월 한강에 선보이는 수상 교통수단 ‘한강 리버버스’의 새로운 이름을 짓는다. 서울시는 13일부터 22일까지 10일 동안 `한강 리버버스`에 대한 명칭 대국민 공모를 실시한다. 서울시는 이달 13일(월)부터 22일(수)까지 10일 동안 ‘한강 리버버스’에 대한 명칭 대국민 공모를 실
  4. 구로구, 어린이 자전거 교통 안전교육 실시 구로구가 11월 8일까지 ‘어린이 자전거 교통 안전교육’을 실시한다. 2024년 찾아가는 자전거 교통 안전교육에서 교육을 듣고 있다. 어린이 자전거 교통 안전교육은 어린이들에게 체계적으로 자전거 교통안전에 대해 교육함으로써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올바른 교통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마련됐다. 교육 대상은 어린이집, 유치
  5. 대구교통공사 등 3곳 철도안전관리 '최우수'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은 국내 21개 철도운영자 및 철도시설관리자(이하 철도운영자등)를 대상으로 올해 1월부터 시행한 ‘2023년 철도안전관리 수준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대구교통공사올해 21개 철도운영자등의 수준평가 결과, 평균점수는 85.04점을 기록하여 작년(86.74점)보다 소폭 하락했으나, 과거 5개년 평균(83.39점) ...
  6. 광주시 "택시부제 재도입 추진"…국토교통부에 심의 신청 광주시가 택시부제를 부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광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광주시는 16일 택시부제를 다시 도입하려고 최근 국토교통부 택시정책위원회에 심의를 신청했다.국토교통부는 2022년 11월 특광역시를 포함한 33개 지자체를 택시 승차난 발생지역으로 보고 택시부제를 해제했다.법인 택시 업계는 그동안 부제 해제로 택시가 과.
  7. 인천시, 남동택시쉼터 환경개선 완료 인천광역시는 택시운수종사자들에게 쾌적하고 편안한 휴식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기존 남동택시쉼터의 환경을 개선하고 전기 충전기 설치도 완료했다고 밝혔다. 남동택시쉼터개소한 지 10년 이상 돼 노후된 남동택시쉼터 내부를 리모델링해 1층에는 졸음운전을 방지하기 위해 쉴 수 있는 카페 공간을 조성하고, 2층에는 장시간 운전으
  8. 청수지하차도 신축이음 교체공사로 인한 통행 제한 천안시 동남구는 14일부터 5월 30일까지 약 18일간 청수지하차도 신축이음 교체공사를 위해 차량을 통제한다고 밝혔다. 청수지하차도 - 우회도로 이번 공사는 청수 지하차도를 포함한 동남구 지하차도 4개소의 통행 환경을 개선하고자 총사업비 약 8억 3천만 원을 투입해 추진했다. 이번 통제는 청수지하차도 일대(청수동 246-1 ~ 용곡동 ...
  9. 교통사고 사망자 연간 100명대…부산시, 맞춤형 대책 마련 교통사고 사망자 연간 100명대…부산시, 맞춤형 대책 마련 고령자·이륜차·화물차 안전 강화 중점 4개 분야 35개 과제 추진 부산미래혁신회의 [부산시 제공]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부산시가 교통사고 사망자를 대폭 줄이기 위해 교통사고 취약 분야에 대한 맞춤형 안전대책을 마련했다. 부산시는 16일 오전 도로교통공단 부산지부 교...
  10. 기아, ‘EV3 얼리 체크인’ 이벤트 실시...국내 최초로 고객들에게 공개 기아가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The Kia EV3(더 기아 이 브이 쓰리, 이하 EV3)’를 국내 최초로 고객들에게 공개하고 관련 소식도 제공하는 ‘EV3 얼리 체크인’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10일(금) 밝혔다. 기아가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The Kia EV3`EV3는 2021년 기아의 첫 E-GMP 기반 전기차 EV6와 2023년 대형 전동화 플래그십 SUV인 EV9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