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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공직사회는 '큰 車타기'경쟁
  • 이병문
  • 등록 2006-06-09 10: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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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치솟는 유가로 인해 석유전쟁이 한창이다. 일부 산유국들이 석유무기화를 기도하는 가운데 미국, 러시아, 중국 등 강대국 사이에 석유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각축전이 갈수록 치열하다.

그런데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이 나라는 태평스럽기 그지없다. 위기상황이 전개되고 있으나 모두들 위기의식을 못 느끼는 모양이다.

무사안일한 분위기를 조성한데는 일차적으로 정부의 책임이 크다. 정부의 고위인사들이 앞장서서 에너지 절약에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이나라 고위인사들은 그런 일에 별다른 관심이 있는 것같지 않다.

<고위직 전용차량 갈수록 커져>

특히 고위직 전용차량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노무현 정부는 2003년 11월 직급에 따라 차량의 배기량을 차등하던 '관용차량 관리규정'을 자율화했다. 쉽게 말해 없애버린 것이다. 그것을 빌미로 장.차관급의 승용차들이 경쟁하듯이 고급화.대형화로 치닫고 있다.

작년 말 현재 행정부의 장.차관급 및 검사장 202명중에 19명이 3,400㏄이상 에쿠스를 탄다. 2,900㏄이상 에쿠스도 20명이나 된다. 90명이 체어맨을 타는데 그 중에 57명은 2,300㏄급을 이용한다. 검사장에게는 전용차를 지급하는 규정이 없는데도 대형차를 임차해서 몬다.

국내 승용차의 평균 사용기간은 10년 가까이 된다. 그런데 이들은 5년이면 어김없이 교체한다. 그것도 장관급은 3,500㏄, 차관급은 2,500㏄로 바꿔 큰 차 타기 경쟁을 벌이는 듯하다. 배기량이 작으면 차체라도 늘린다. 추세가 이러니 중.소형차를 타는 고위공직자는 한 명도 없다.

높은 분들이 작은 차를 싫어하니 정부부처에서 운행하는 업무용차 중에 경차는 거의 없다. 작년 말 현재 장.차관용 관용차를 뺀 중앙부처 업무용차는 모두 9천605대이다. 이 중에 800㏄급 경차는 고작 0.7%인 67대에 불과하다. IMF 사태 직후이기는 하지만 1998년에만 해도 경차비율이 7%였다. 올해 업무용차를 1천316대 구입할 계획인데 그 중에 경차는 6대뿐이다. 유가급등도 국민부담도 아랑곳 않고 공직자들이 서로 제 차가 더 크다고 자랑한다.

<입으로만 에너지 절약?>

공직사회의 경차 경시풍조는 자동차 시장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승용차가 점점 대형화하면서 외제차가 급증하는 추세다.

경차가 팔리지 않자 자동차회사들이 생산을 포기해 GM대우의 마티즈만 남아있다. 마티즈는 올 들어 4월까지 1만2천486대를 팔았는데 이 차의 시장점유율은 고작 4.2%이다. 일본은 660㏄를 경차로 규정하는데 보급률이 28%이다. 이태리는 45%, 프랑스는 39%로 이보다도 훨씬 높다.

그래도 정부 나리들이 입으로는 에너지 절약을 말한다. 기름 값이 오르니 나라경제를 생각해 너나없이 절약하는 미덕을 보여야 한다고 말이다. 세금으로 남들보다 더 많은 기름을 태우며 신분을 과시하는 그들의 말에 누가 귀를 기울일까?

석유를 100% 해외에 의존하는 나라의 생존전략은 절약뿐이다. 그것은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구조의 개편과 낭비적 생활행태의 개선이다. 하지만 산업구조 개편은 많은 비용과 시간을 요구한다. 먼저 생활주변에서 절약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 차량운행을 줄이는 일이 급선무다. 국제유가가 1달러만 올라도 한국경제는 연간 8억 달러를 더 부담한다.

입으로만 정치.행정을 하지말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고위직은 진정 이 나라엔 없는 것일까? 경차는 아니더라도 중형차라도 타고 다니는 고위 공직자의 모습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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