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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합리한 시내버스 구간요금 개선됐으면
  • 국정넷포터 이재학
  • 등록 2006-06-08 22:2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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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인 시내버스로 도시와 도시 간 장거리를 이동해본 사람이라면 버스 승객이 이용하는 거리에 따라 차등적인 요금을 적용하는 시계외 구간요금의 존재를 알고 있을 것이다.

필자는 그간 노선버스가 시계를 넘을 때마다 노선 운행업체가 각 지자체에 통행료(?)를 지불하는 것도 아니고 시 경계를 넘는다는 이유만으로 추가요금을 징수하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었다.

버스업체는 면허관청 한 곳에만 세금을 내고, 행정처분을 받고 할 뿐 승객이 낸 수익금은 모두 운수업체의 것이라는 사실에 놀랐고 시내버스를 자주 이용하다 보니 이 제도에 많은 모순이 존재하는 것 같아 얼마 전부터 시내버스의 시 경계 외 구간요금 제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게 되었다.

시내버스 시 경계 외 구간요금 제도는 시 경계를 넘어 8Km 이상을 탑승한 경우에 한해서 요금이 추가로 정산되는 제도로서 법적인 근거를 알아보니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9조, 하위법규 시행규칙 제25조, 교통부 훈령 1014호 제2조 2호 및 제14조의 규정에 근거하여 해당 관청에 신고한 후 책정된 요금을 수수하고 있다고 하며 이는 생활권역 등에 의해 적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한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과 여객자동차 운송사업 운임 및 요율 등 조정 요령 등에 의해 시내버스 요금체계는 건설교통부 장관 또는 시ㆍ도지사가 정하는 기준 및 요율의 범위 안에서 운임 또는 요금을 정하여 신고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한계수준을 넘지만 않는다면 운수업체 마음대로인 것이다.

물론 장거리를 이동하는 승객에게 요금을 더 수수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겠지만, 대상은 시외버스가 아닌 시내버스로 도시와 도시간을 이동해 봤자 기껏해야 인근 도시이고 이용객들의 평균적인 탑승시간은 많아야 한 시간정도일 것이다.

더구나 같은 도시 안에서는 8Km 이상을 탑승해도 기본요금인데 단순히 시 경계를 넘었다고 해서 추가요금을 수수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일 뿐만 아니라 굴곡노선일 경우에도 운행거리를 그대로 요금에 반영한다는 사실에 놀랐다.

애초에 버스노선이 시 경계를 초과하여 장거리 운행을 함으로써 발생되는 운송경비를 보전해주기 위해 생긴 제도라고는 하지만 시내버스는 직통 운행하는 것이 아니라 정류장마다 중간 중간 승객을 태우고 있기에 딱히 적자운행을 하는 것이 아니므로 시내만 운행하는 노선과 운행여건에는 차이가 없는데도 불구 Km당 83.68원의 시외버스와 동일한 임금율을 적용하고 있는 것은 불합리하다.

실제로 시외버스는 고급화된 차량을 운행하면서도 기본요금은 850원으로 시내버스와 동일하고 정차 정류장이 시내버스에 비해 한정적이어서 도시와 도시간을 빠르게 이동할 수 있으며 운행구간과 관계없이 처음부터 거리비례제로 요금을 책정하고 있다.

그런데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시 경계를 넘는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요금까지 더 내가며 불편한 차량을 이용해야만 하는 지 묻고 싶다.

이는 사실상 시내버스가 노선이 장거리라는 이유로 시외버스 행세를 하고 있는 셈이라고 볼 수 있다. 같은 업체에서 운행하는 장거리 노선의 경우도 경쟁노선이 있는 경우 노선에 따라 시계외 요금 적용 유무가 다른 어처구니 없는 일도 이루어지고 있으며 사업지역의 특성에 따라 추가요금을 받지 않는 업체도 있는데 이용객 입장에서 볼 때에 기본적인 형평성에 어긋나는 사례이다.

제도의 합리적인 개편이 선행되어야 하겠지만 운행업체에서는 시계외 구간요금을 폐지하거나 불가능하다면 차량을 고급화하고 노선을 급행화하여 징수하는 요금에 걸맞게 시외버스급 서비스를 제공하여 이용객이 손해보고 있다는 느낌을 없애주었으면 한다.

가끔은 좌석형 버스보다 비싼 요금으로 완행 시내버스를 이용하면서 그저 씁쓸하기만 한데 적절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본다.

서울의 경우는 2004년 교통체계 개편에 따라 시내버스 준공영제, 대중교통 통합요금제를 도입하면서 비합리적으로 존재하던 시내버스의 시계외 구간요금을 전격 폐지했으나 다른 지역의 경우는 아직도 시계외 구간요금 때문에 시내버스 운전기사와 초행길 승객이 실랑이를 벌이는 일을 종종 목격한다. 관계부서는 하루속히 이러한 비합리적인 부분을 개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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