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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 구속 한달...경영 공백 현실화
  • 신제현 기자
  • 등록 2006-05-28 20:3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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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기아차 해외공장 건립 차질...판매 감소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비자금 등의 사건과 관련해 구속된 지 28일로 한달이 됐다.

정 회장 구속 이후 현대차그룹 내에서는 주력 기업인 현대.기아차를 중심으로 해외 공장 건립이 지연되거나 판매가 감소하는 등 곳곳에서 경영 공백이 현실화됐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 내부는 물론 국내.외 각계에서 정 회장의 조기 석방을 요구하는 탄원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정 회장이 보석 등으로 석방돼 경영에 복귀할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인 상태다.

◇ 해외공장 건립 지연.판매 감소 = 그룹의 최고 결정권자인 정 회장이 구속된 뒤 주요 사안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해 해외공장 건립 등 글로벌 경영에 잇따라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기아차는 3월 13일 미국 조지아주와 2009년까지 12억달러를 투자해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시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짓는 내용의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지난달 27일 착공할 계획이었으나 검찰 수사로 착공식을 이달 10일로 미뤘다가 정 회장 구속에 따라 다시 무기 연기했다.

기아차는 또 동남아 시장 개척을 위해 이 지역 국가 가운데 한 곳에 CKD(현지 조립생산) 공장 건립공사를 올해 안에 착공, 1차로 2009년까지 승용과 RV 등 10만대 규모의 공장을 건립하고 이후 생산규모를 20만대 추가 확대하는 계획을 추진해 왔으나 정 회장 구속 직후 계획을 백지화했다.

현대차도 3월 27일 2008년까지 체코 노세비체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는 내용의 '실무 계약조건 합의서'를 체결한 뒤 이달 16일 본계약과 공장 기공식을 가질 계획이었지만 지난 18일 본계약만 체결한 채 기공식은 무기 연기한 상태다.

해외 공장 건립 계획뿐 아니라 현대.기아차의 국내외 판매도 비자금 수사와 정 회장 구속 등에 따른 직격탄을 맞고 있다.

현대차의 4월 내수판매는 4만4천44대로 3월보다 14.4%, 작년 4월에 비해서는 1.5% 각각 감소했으며, 기아차도 2만1천532대로 3월보다 7.9%, 작년 4월에 비해서는 8.4% 각각 줄었다.

현대차의 경우 4월 판매실적으로는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내수시장 점유율도 48.8%에 그쳐 노조의 부분 파업에 따라 생산 차질을 빚은 작년 9월(46.5%)을 제외하면 작년 4월 이후 처음으로 50% 이하를 기록했다.

해외 판매도 줄어,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의 신차 통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4월 유럽연합(EU) 15개국과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3개국을 합한 18개국 시장에서 판매한 자동차는 2만3천491대로 지난해 4월의 2만7천952대보다 16.0%나 감소했으며 기아차는 4월에 1만7천958대를 판매해 1.1%의 증가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현대차는 또 그동안 수입차 시장 1위를 유지해온 러시아에서 3월 판매대수가 8천821대로 포드의 8천868대에 이어 2위를 기록한 데 이어 4월에는 7천940대를 판매, 도요타(9천497대)와 포드(8천203대)에 이어 3위로 떨어지는 등 해외 주력 시장에서 외국 메이커들에게 추월당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이 밖에 현대차가 9월 출시 예정인 대형 SUV 테라칸 후속 'EN'(프로젝트명)의 경우 정 회장 구속에 따라 최종 모델이나 판매가격, 양산 투입시기 등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어 9월 출시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신차 출시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 석방 탄원 잇따라 = 현대차그룹이 지난달 19일 전격적으로 발표한 사회공헌방안도 정 회장이 구속된 이후 현재까지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지 못하는 등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사회공헌방안에서 정 회장이 보유한 글로비스 주식 1천54만6천주 (28.1%)와 정의선 기아차 사장의 1천195만4천주(31.9%) 등 총 2천250만주(60%)를 포 함해 1조원 상당을 사회복지재단에 환원키로 했지만 주식 기부 시점이나 대상, 부족금액 충당 방안 등 세부 방안이 나오지 않고 있는 상태다.

또 윤리위원회 설치나 기획총괄본부 축소 등의 조직개편 방안도 현대차그룹이 현재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 역시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정 회장이 최종 결정을 내릴 사안이어서 그의 신병이 자유로워질 때까지는 추진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 안팎에서는 최근 정 회장의 조기 석방을 요구하는 탄원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정 회장에 대한 처벌 방침이 정해진 직후 현대.기아차의 1천800여개 납품업체와 임직원 5만여명이 그의 선처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검찰에 제출한 데 이어 지역 정.관계, 경제단체, 시민단체 등의 선처 탄원서가 잇따랐다.

또 그가 구속된 이후에는 지방자치단체와 국회의원, 협력업체, 지방상의 등에서 정 회장의 조기 석방을 요구하는 탄원서가 쏟아졌다.

여기에 최근에는 현대.기아차의 해외법인과 협력업체, 딜러, 그리고 기아차 공장이 건립되고 있는 슬로바키아 질리나 시장 등 해외에서마저 정 회장의 석방을 잇따라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의 한 관계자는 "정 회장 구속 이후 한달가량 동안 해외공장 건립 차질 등 경영 공백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국내외 경제 상황 등을 감안해 정 회장이 조기에 경영에 복귀, 정상화에 나설 수 있기를 기대할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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