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5일로 예정된 경의선·동해선 열차 시험운행을 24일 전격 취소했다. 이에 따라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6월 말로 예정된 방북 시 열차 이용 가능성이 희박해진 것은 물론 남북 관계도 급속도로 냉각될 전망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24일 오전 남북 철도·도로연결 실무접촉 북측 단장인 박정성 철도성 국장 명의의 전화 통지문을 통해 ‘군사적 보장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점과 남측의 불안정한 정세를 이유로’ 열차 시험운행을 예정대로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에 대해 신언상 통일부 차관을 통해 성명을 발표, 북측의 ‘일방 연기’ 결정에 유감을 표시하고 성의 있는 조치를 취해줄 것을 촉구했다. 정부는 성명을 통해 “남북 당국 간에 합의하고 이후 수차례 협의한 열차 시험운행을 북측이 일방적으로 연기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특히 남측 정세를 터무니없이 운운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밝혔다.
북한이 돌연 열차 시험운행을 취소한 배경과 관련, 다른 정부 당국자는 “북 체제는 군부 중심의 통치가 이뤄지는 사회”라면서 “내부 입장 조율과정에서 군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앞서 정부는 23일 오전 경의선·동해선 열차에 탈 우리측 200명의 명단을 북측에 통보하겠다는 입장을 군사채널을 통해 북측에 전달했다고 정부 당국자들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