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서울-수도권 환승할인제 통합돼야
  • 국정넷포터 오윤석
  • 등록 2006-05-23 08:08:48

기사수정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 이렇게 3개 지역을 흔히 수도권이라고 통칭해 부른다. 제각각 다른 행정구역이지만 그 만큼 유동 인구의 출입이 각 지역 간에 활발해서 사실상 하나의 생활권이라고 해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버스와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의 경우에도 각 지역을 왕래하고 있다.

적어도 2004년 6월까지는 각 지역의 대중교통 이용에 큰 문제가 없었다. 물론 약간의 요금차이가 있긴 했지만 미미한 수준이었기 때문에 시민들의 불만이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러나 2004년 7월 이후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바로 서울시가 통합거리비례제를 골자로 한 대중교통 환승할인제를 시행하면서부터이다. 특히 서울시와 직접 연결되는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이 이 제도 시행 이후 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자신들도 서울에 자주 가는데 경기도 버스를 탄다는 이유만으로 환승할인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실 서울시와 경기도는 통합거리비례제 시행 이전에 수차례 협의를 했었다. 그들 역시 이러한 문제점을 충분히 예상한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 버스는 서울시가, 경기도 버스는 경기도가 손실을 부담하자'는 서울시의 의견과, '서울시 버스는 서울시가, 경기도 버스는 서울시와 경기도가 50%씩 손실을 분담하자'는 경기도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 끝내 협상은 결렬되었고, 서울시가 단독으로 시행하게 된 것이다.

이 제도 시행 이후, 과천이나 안양, 성남 등의 지역에서는 경기도 버스업체가 직격탄을 맞았다. 이 지역에는 타 지역에 비해 서울시 버스가 상당히 많이 운행하고 있는데, 환승할인을 받기 위해 서울시 버스만 골라 타고 경기도 버스를 외면하는 일명 '환승족'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개편 직후에는 서울시 버스의 기본요금이 경기도 버스에 비해 200원 가량 높아서, 버스만 1회 이용하는 승객들이 경기도 버스를 타는 경우가 드문 드문 있었으나, 2004년 10월부터는 서울시 버스와 기본요금이 같은 수준으로 인상되는 바람에 경기도 버스업체가 반발을 하고, 경기도민들의 불만도 점점 고조되었다.

이에 경기도는 2005년 6월부터 갈아 탄 버스의 기본요금을 400원 감면해주는 환승할인제를 새로 실시했지만, 서울시 버스에 비해 턱없이 할인폭이 낮고 지하철과는 전혀 환승할인이 되지 않기 때문에 반응은 그렇게 좋지 않다.

게다가 2006년 초부터는 환승 횟수를 3회째 승차까지로 제한하고 같은 노선 번호 간에도 환승할인을 막아 경기도민들의 불만은 극에 달한 상태이다.(참고로 서울시 버스는 환승 횟수가 최대 5차례 승차까지이고 같은 노선 번호 간에도 환승할인이 된다.)

협상 결렬의 가장 큰 원인은 서울시와 경기도가 서로 어떻게든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하며 팽팽하게 대립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승할인제라는 것은 어떻게 시행하던간에 지방자치단체로서는 손해를 감수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애시당초 환승할인제의 목적은 대중교통 이용 승객들의 교통비용 부담을 경감시켜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이고, 이와 동시에 교통카드 사용을 촉진함으로써 운송 수입금의 투명화를 이끌어가는 것이다. 당연히 이익을 추구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것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최근 서울시가 경기도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기본 협상은 타결되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세부 조건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아직까지도 환승할인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유일한 해결책은 서울시와 경기도가 서로 간에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고, 조금씩 양보하면서 상생의 길을 걷는다는 전제 하에 협상을 하는 것이다.

혹자는 "지방자치단체끼리도 서로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갈등은 어쩔 수 없다"라고 항변할 지 모르지만, 적어도 서울-경기 환승할인제는 앞서 말했듯이 이익추구가 목적이 아니다.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이고 운송 수입금의 투명화를 추구하는 동시에, 하나의 생활권으로서 각 지역 주민들의 왕래를 보다 쉽고 간편하게 하는 것이 서울시와 경기도의 역할인 것이다. 이렇게 해야 수도권 대중교통의 진정한 발전이 가능하다.

아무쪼록 서울시와 경기도가 협상을 잘 마무리하여 서울시민과 경기도민이 각 지역을 왕래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해주기를 바란다.

프로필이미지

국정넷포터 오윤석 다른 기사 보기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장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서울지하철, 3개 노조와 개별교섭…올해 임단협도 '가시밭길' 서울지하철, 3개 노조와 개별교섭…올해 임단협도 '가시밭길'개별교섭권 획득한 3노조 주목…파업시 실질적 영향력은 1노조 커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사가 임금·단체협약 본교섭에 돌입했다.잇단 안전사고 이슈와 노조 간부 대규모 중징계로 노사 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이번 임단협도 가시밭...
  2. 스쿨존 어린이 부상 작년에만 523명…음주운전 사고 늘어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사고로 차량 통행속도를 제한하는 등 대책이 강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교통사고가 줄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음주 운전 교통사고는 최근 2년 동안 증가하고 있어 더욱 엄정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17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
  3. 캠퍼스 도로는 도로 아니다?…사고 나도 벌점은 못주는 이유는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미술관 앞 편도 1차선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났다.사고는 뒤따라오던 차량 운전자가 앞에서 주차하기 위해 후진하던 차량을 보지 못하고 들이받으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들이받힌 차량 운전자 박모(40)씨와 함께 차에 탔던 생후 20개월 아들이 골반과 목 등에 경상을 입었다.박씨는 가해자가 '다른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