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도권 일대에서 전세버스를 통째로 훔쳐가는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전세버스 운전기사 유 모(55)씨는 지난 8일 아침 황당한 일을 겪었다. 집 근처에 세워뒀던 45인승 전세버스가 밤 사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
이같은 피해는 지난해말부터 광명과 안산, 일산 등 수도권 일대에서 잇따라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서고 있으나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도난 피해 운전기사 이 모(53)씨는 "처음에는 차가 없어진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며 "그 큰 걸 어떻게 가져갈까 싶기도 하고, 정말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세버스 도난 사건이 빈발하자 일부 운전기사들은 아예 위치추적기를 부착하고 있다.
통채로 사라지는 전세버스들은 이른바 '대포차'로 둔갑하거나 부품별로 분해돼 중고 매매 시장 등에서 유통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관계자는 "버스 절도범들의 경우 대부분 미리 유통 경로를 다 정해놓고 순식간에 분해하거나 해서 처리하기때문에 수사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잃어버린 전세버스는 다시 되찾기도 쉽지 않아 졸지에 생계수단을 잃어버린 운전기사들은 살길이 막막할 뿐이다.
또 전세버스 대부분이 높은 보험료 때문에 자차 보험가입을 꺼리고 있어 차를 잃어버려도 피해를 구제받기도 어렵다. 전세버스공제조합에 가입된 2만대 가운데 자차 보험에 가입한 차량은 20%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버스를 집 근처 도로에 세워둘 경우 불법일 뿐만 아니라 도난 피해 가능성도 더욱 커진다"며 "반드시 지정된 차고지에 주정차 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