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때 20%를 넘었던 경승용차의 판매비중이 올 들어 3%대로 뚝 떨어졌다. 자동차업계 전문가들은 경차 판매가 급격히 줄어든 주요인에 대해 국민들의 '대형차 선호'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경차 보급률이 훨씬 높은 이탈리아(45%) 프랑스(39%) 일본(26%)의 국민들이라고 널찍하고 안전한 큰 차는 싫고, 사고가 나면 더 크게 다칠 위험이 큰 경차를 더 좋아할 리는 없다. 알고보면 경차 보급률이란 그 나라 정부의 의지와 각종 혜택에 정비례하는 것이다.
경차 생산을 중단한 자동차 회사들은 "경차는 수익성도 거의 없고 수요가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하는데 여기에 정답이 있는 것 같다. 자동차가 작다고 바퀴 4개 쓸 거 3개 쓰고, 핸들이나 페달 하나쯤 빼고 만들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싼 대신 많이 팔아야 수익이 나는데, 정부의 진흥책 실종으로 수익률이 악화된 것이 사실이다. 모든 물건이 그렇듯이 많이 팔려야 생산단가도 낮아지고, 기술개발도 가속화돼 더 싸고 안전한 경차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유일하게 경차 제조업체로 남은 GM대우는 경차에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주유 할인, 버스전용차로 통행 등 파격적인 혜택을 줄 것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 정도로는 안되고 더 파격적인 혜택이 필요하다는 것이 우리의 주장이다. 세금 감면이나 도로변 무료주차 공간 설치 등 경차에 대한 파격적인 특혜와 강력한 진흥책은 얼마든지 있다.
경차 생산업체가 하나뿐이어서 '특혜'가 된다는 비판은 한 회사의 경차가 잘 팔려서 장사가 된다 싶으면 다른 회사도 곧바로 경차 생산 라인을 가동하게 될 것이므로 문제가 안된다.
고유가로 우리 경제 자체가 휘청거리고 있는 가운데 기름 잡아먹는 중대형차만 자꾸 늘어난다면 결국 자동차산업 자체가 국가 경제수지를 악화시키는 애물단지가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