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들에게 길을 알려주는 가장 중요한 시설은 누가 뭐래도 교통표지판일 것이다. 그런데 똑같은 도로나 지명을 표지판마다 각각 다르게 표기하고 있다면 표지판으로써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지금 교통표지판에서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국문과 같이 표기되어 있는 영문표기에 관한 것이다. 표지판을 보게 되는 많은 사람들이 비교적 신경을 덜 쓰는 부분이기 때문에, 예전부터 이와 관련하여 많은 문제점이 발견되었다.
가장 큰 문제가 되었던 것은 잘못된 로마자 표기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많은 보수와 개정을 통해 많이 나아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명칭에 알맞은 영어단어를 임의로 해석하여 표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표현은, 똑같은 곳의 명칭을 영어로 표기했을 때 각기 다른 단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점을 발견한 대표적인 명칭이 바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이다. 주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 표시를 자주 보다가 표지판 마다 각기 다른 영문 단어를 쓰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국문 표기의 경우 면적 때문인지 '순환고속도로' '외곽순환고속도로' 등으로 일부 단어를 생략하여 쓰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순환고속도로' 라는 의미는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순환이라는 뜻을 'Belt', 'Ring', 'Loop' 등의 여러 단어를 쓰고 있다.
서울지하철 2호선의 경우 순환이라는 뜻을 'Circle' 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지역마다 다른 단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같은 지역 안에서도 표지판마다 각기 다른 단어가 보이는 경우도 있다. 즉, 이쪽에서는 'Belt express way' 저쪽에서는 'Ring Expwy'이라고 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문제가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겠지만, 이용자들에게는 큰 불편을 일으킬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 가령 이곳 저곳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순환' 이라는 표시를 일본에서 많이 쓰이고 있는 '환상(環狀)' (고리처럼 둥근 모양을 나타내는 명사지만, 일본에서는 순환이라는 의미로 쓰이는 경우도 있다 大阪環狀線 : 오사카시내 주변을 순환하는 철도노선)이라는 단어와 같이 쓴다고 생각해 보자.
'환상고속도로' 와 '순환고속도로'를 혼동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외국인의 경우 대다수가 한국의 지리에 생소한 만큼, 이런 표기의 오류가 더 큰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볼 때 일정하게 정해지지 않아 이런 혼란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명칭의 영어표기를 법률이나 규칙을 통해 하나로 고정시켜야 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