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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 설 자리 잃어가...점유율 3%대 추락
  • 신제현 기자
  • 등록 2006-05-04 08: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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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점유율이 30%에 육박할 정도로 사랑받던 경차가 한국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유일한 국산 경차인 GM대우 마티즈의 올해들어 4월까지 판매량은 1만2천486대로 전체 승용차 판매(29만5천605대)의 4.2%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특히 지난달에는 전달보다 16%나 줄어든 2천857대가 팔리는데 그쳤고 점유율도 3.8%에 불과했다.

올해 들어 4월까지 전체 승용차 시장은 7.3% 성장했지만 마티즈 판매량은 22.4%나 줄어든 것이 경차의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경차는 옛 대우차가 1991년 티코를 출시하면서 국내 시장에 등장했고 현대차가 1997년 아토스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장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1998년 출시된 마티즈는 외환위기와 맞물려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그해 베스트셀링카에 올랐고 경차 비중은 27.5%까지 치솟으며 황금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경제사정이 나아지면서 경차의 판매량은 눈에 띄게 줄기 시작했다.

2000년 8.8%로 10% 아래로 떨어진 경차 점유율은 2001년 7.7%, 2002년 4.7%, 2003년 4.2%로 하락을 거듭했다.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현대 아토즈가 2002년, 기아 비스토가 2003년 단종되면서 하락세는 더욱 두드러졌고 2004년부터는 마티즈만 외롭게 시장을 지켰다.

정부가 경차에 대해 취.등록세를 면제해주기 시작한 2004년에 5.4%로 높아졌지만 약발은 오래가지 못해 작년에 다시 5.1%로 낮아졌다.

업계에서는 경차 부진의 가장 큰 이유를 큰 차 선호에서 찾고 있다.

중대형차의 점유율은 2000년 28.3%에서 작년에는 53.5%로 거의 배로 증가했다.

업체들은 자연히 중대형차 판매에 열을 올리고 경차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현대차 관계자는 "경차는 수익성도 거의 없고 수요도 작아 아토스를 단종시켰다"고 말했다.

아울러 독점이다보니 업체의 품질 관리도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마티즈는 작년 이후에만 지금까지 에어백, 변속기 등의 결함으로 총 4차례에 걸쳐 8만여대를 리콜했다.

GM대우는 경차에 대해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주유 할인, 버스전용 차로 통행 등 보다 파격적인 혜택을 줄 것을 주장하고 있다.

GM대우 관계자는 "고유가와 만성적인 교통난, 주차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차의 저변 확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경차 생산업체가 한 곳이다 보니 혜택을 늘리고 싶어도 특정업체에 대한 특혜로 비쳐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경차의 위기는 한 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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