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이 열린우리당이 주선한 호남고속철도 공주역 신설과 관련된 충북 지역 주민들과의 간담회에서 자리를 박차고 나가서 물의를 빚고 있다. 지역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면서 정치 쟁점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추 장관은 4일 국회에서 열린 충북 오송역유치추진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서류를 내던지고 자리를 박 차고 나가는 돌출행동을 했다.
이날 간담회는 열린우리당의 충남 공주역 신설 공약에 반발해 충북 지역 민심이 들끓자 여당 의원들이 주선한 것이다.
화기애애하게 시작된 간담회는 그러나 30분도 채 못돼 분위기가 돌변했다. 오송역유치추진위원들이 공주역을 신설하면 충북 오송 분기역의 기능이 약화될 것이라며 "건교부 정책에 일관성이 없다 " "공주역이 신설되면 오송역 기능이 약화된다"며 공주역 신설 철회를 집요하게 요구하자 추 장관의 표정이 굳어졌다.
급기야 그는 "왜 순수한 뜻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왜곡해서 선전선동하며 도민들의 정서를 잘못 이끌어가느냐"며 서류를 내던지고 퇴장했다.
추 장관은 여당 의원의 설득으로 다시 자리에 돌아왔지만 더 이상 대화는 이어지지 않았다. 오송역유치추진위원들은 "걸인을 상대하더라도 이렇지는 않을 것"이라며 "언론사들이 취재하는데도 이런 행동을 보인 것은 충북도민을 안중에도 두지 않는 것"이라고 발끈했다.
추 장관의 이날 돌출행동은 일부 TV방송에서 보도하는 바람에 더욱 불이 붙었다.
사건이 알려지자 공주역 추진 계획 철회를 요구해왔던 한나라당은 한발 나아가 이날 기자회견을 통 해 "추 장관의 오만불손한 행동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도민에게 즉각 사죄하고 장관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열린 우리당 충북도당도 기자회견을 열어 추장관의 적절치 못한 언행은 유감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민심을 잡으려다 거꾸로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된 갑작스런 악재에 열린우리당은 울상을 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