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26일 현대자동차 그룹이 '금융계 로비스트' 김재록(46.구속)씨에게 사업 관련 청탁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건넨 단서를 잡고 현대.기아차 본사와 계열 운송업체인 글로비스 사옥을 전격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오전 7시30분께 중수부 수사관들을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와 원효로 글로비스 사옥으로 보내, 각종 회계자료와 컴퓨터 본체 등을 압수했다.
앞서 검찰은 글로비스의 비자금 조성 첩보를 확보하고 김씨 내사 과정에서 글로비스를 통해 조성된 현대차의 비자금이 김씨에게 흘러들어간 단서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1월 김씨를 체포했다 풀어준 뒤 추가 내사 과정에서 김씨가 글로비스에서 조성된 현대자동차의 비자금을 받은 단서가 포착됐다"며 "현대.기아차 본사의 기획총괄본부 등 비자금 흐름과 관련 있는 구조조정본부를 집중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와 함께 "청탁과 관련된 사업이 정부와 무관하지 않다"라고 밝혀, 김씨를 통한 현대차의 로비 대상이 정.관계 쪽임을 내비쳤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현대차로부터 수십억원을 받은 경위와 로비 대상을 집중 조사한 뒤 비자금 조성과 관련된 현대차 임원도 소환조사할 계획이다.
그러나 검찰은 1998년 현대차의 기아자동차 인수 과정에 김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된 게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