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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모노레일 건설은 '정치용'
  • 이병문
  • 등록 2006-03-02 21:5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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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가 얼마전 연내에 모노레일을 착공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모노레일 건설 일정은 실제로 결정된 바가 없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10년 동안 논의돼 온 사안으로 아직 사업승인이 난 것도 아니다.

강남구의 모노레일 건설 사업은 우선 사업비를 확보하는 것 자체가 만만치 않다. 강남구는 총 사업비 2천억원 가운데 1천200억원은 민자로 유치한다는 계획이나 아직까지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기업은 없다.

나머지 800억원은 국비 또는 시비로 충당할 예정이지만 정부나 서울시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기획예산처의 타당성 검토 결과가 나온 뒤에야 따져볼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또 서울시는 현재 고가도로를 없애는 정책을 펴고 있어 선뜻 사업을 승인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교통소통 효과 의문>

'부자 동네' 강남구에 새로운 교통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견이 많은 편이지만, 모노레일이 지나가는 지역의 주민들도 모노레일 건설에 반대하고 있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모노레일 건설 반대 1인 시위를 벌인 박춘호 강남구의회 의원은 주민의 80% 이상이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미 3천여명의 주민들이 모노레일 반대운동에 서명했다는 것이다.

또 200여개의 기둥과 10개의 육교형 정거장이 생겨 도시 미관을 크게 해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기도 하다.
특히 모노레일 건설이 노리는 교통소통 효과도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모노레일이 설치되면 중앙선 2개 차선이 소멸되고 도로 중앙에 설치된 모노레일 기둥과 정거장이 기존 교통 흐름을 방해할 수도 있으며, 대부분의 주민이 승용차로 출퇴근하는 이 지역 특성상 교통혼잡 해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런지 의문이다.

모노레일 건설 비용에 대한 효율성도 의문이다. 불과 6.6km의 모노레일 건설에 2천억원의 예산을 쓸 바에는, 차라리 순환버스 몇대를 더 운영하는 것이 보다 돈도 안들고 더 효과적일 수도 있을 것이다. 순환버스 4~5대를 운행하는 데는 불과 4~5억원 밖에 들지 않는다.

그밖에 모노레일이 통과하는 도로변에 있는 건물주의 반발을 무마하고 정류장 부근에 환승 주차장을 건설하는 것도 간단하지 않다.

외국의 경우 모노레일은 대부분 관광 휴양지에 설치돼 있다. 강남구의 계획대로 주거 밀집 지역에 모노레일을 설치한 곳은 거의 없다.

<행정보다는 '정치'>

실제 공사로 이어지기까지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사실을 강남구청도 잘 알고 있을텐데 그렇게 성급하게 모노레일 건설 일정을 발표한 것은 무슨 이유일까?

공사 일정이 최종 결정된 뒤 발표해도 전혀 급할 것이 없을 강남구청이 성급하게 건설일정을 발표한 것은 권문용 전 강남구청장때문이라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권 구청장이 자신의 업적을 홍보하기 위해 설익은 정책 설명회를 '기획'했다는 것이다.

권 구청장은 5.31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서를 제출했으며 강남구 의회는 모노레일 건설 설명회를 가진 이틀 뒤에 그의 사표를 수리했다.

정치인은 부고란에라도 자신의 이름이 신문에 한 번 더 나기를 원한다는 우스갯말이 있다. 권 구청장 입장에서는 현직에서 마지막으로 언론에 부각될 수 있는 기회를 지나쳐 버리기에 아까웠을만 하다.

강남구청장을 세 번 연임해 '행정의 달인'으로 불리는 권 구청장이 모노레일 건설이 생각한대로 쉽게 건설될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몰랐을 리 없을 것이다. 그는 "이 사업은 내가 퇴임하더라도 전혀 지장 없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실현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도 "착공까지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른다"고 말할 정도다.

웬만하면 자치단체장이 벌이는 홍보 이벤트로 보아 넘어갈 수도 있지만 이번 권 구청장의 경우는 정도가 심하다. 정치를 위해 행정을 이용한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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