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빠르면 5월부터 승객안전 위해 택시에 고유번호 부여
서울시가 이르면 5월까지 모든 택시에 고유번호를 부여할 것으로 알려져 택시 운전기사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가 도입하려는 것은 이른바 '모바일 택시캅'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도입하면 택시 승객은 휴대전화로 택시의 고유번호를 이동통신사에 보낸 뒤 곧바로 택시에 대한 모든 정보를 받아볼 수 있게 된다. 이 정보를 다시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전송하면, 여성들도 안전하게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시의 이같은 계획이 알려지자 택시 운전기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가 택시기사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몰아가고 있다는 주장이다.
일부 시민들도 승차거부 등 택시의 고질적인 문제 해결은 외면한 채 보여주기식 행정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서울시는 시내에 운행 중인 7만 2천500대의 모든 택시에 각기 다른 고유번호를 부여할 계획이다. 6자리 번호가 될 고유번호는 앞 4자리는 차량번호, 뒷 두자리는 일련번호가 될 전망이다.
승객들은 휴대전화의 *(별표)를 두번 누른 뒤 365일 24시간 안전하다는 의미의 36524(미확정)를 누르고 이동통신 3사의 인터넷 서비스에 접속하면 된다. 그 다음 택시의 고유번호 6자리를 입력하게 되면 이동통신사로부터 택시에 대한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서울시 교통국 관계자는 "이 시스템을 도입하면 수익의 약 20%가 택시 운전기사들을 위한 기금으로 적립된다"며 "또 고유번호를 부여하는 과정에서 불법택시가 걸러지고 운전기사들이 다시 한 번 경각심을 갖게 돼 서비스 질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택시 운전기사들의 반발은 거세다. 현재도 택시 앞 좌석에 부착된 택시 면허증만으로 운전자와 회사정보 파악이 가능한데 굳이 고유번호를 또 부여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택시 운전 8년차인 박모 씨(51)는 "가끔 휴대전화 카메라로 차량 번호를 찍거나, 택시 승차 후 목적지까지 전화 통화하는 여성들을 보면 씁쓸한 기분을 느낄 때가 많다"며 "택시 운전기사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고유번호 부여사업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인택시운전기사 이모 씨(46)도 "결국 이동통신사 배만 불려주는 꼴이 될 것"이라며 "차량 번호판으로 파악가능한 것을 굳이 또다시 고유번호를 부여하려는 이유를 알지 못하겠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