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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철도 활용 '순환식 택배' 뜬다
  • 국정넷포터 한우진
  • 등록 2006-01-20 05:5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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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365일, 하루에 18시간 정도를 쉼없이 달리는 도시의 대동맥 지하철. 현재 서울 지하철은 하루에 730만 명을 수송하고 있으며 연간 22억 명을 수송하고 있다.

그러니 모든 지하철이 한꺼번에 멈추었을 때 도시의 혼란은 상상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수도권의 모든 차들이 도로로 몰려나온다면, 모든 도로를 덮고도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따지고보면 지금 서울-수도권의 도로가 이만큼이나 소통되고 있는 것은 지하철의 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지하철은 도시의 혈액인 시민들을 날라주는 핏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거미줄 같은 지하철을 이용해 택배를 운반할 수 없을까 하는 발상이 나오게 되었다.

즉 현재의 택배사업은 화물자동차를 동원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고, 화물차는 교통혼잡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특히 교통혼잡을 피하기 위하여 주로 밤에 화물차를 운행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당일택배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모든 교통/물류의 관심사가 속도이듯이, 택배도 1분이라도 배달시간을 줄이는 것이 큰 경쟁력이 된다. 따라서 교통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고, 도심 구석구석을 달리는 지하철을 택배차량으로 활용하자는 발상을 하기에 이른 것이다.

상당히 혁신적으로도 보이는 이 계획은 이미 서울도시철도공사에 의해 상당부분 구체화되고 있다.

이 사업은 서울도시철도공사(서울지하철 5~8호선 운영)의 직원 및 기관사 등에 의해 영업방식(Business Method)특허가 출원되었다.

그런데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도시철도공사가 준비중인 지하철택배는 각종 영세사업자들이 노인 인력을 이용하여 물건을 배달해주는 현재의‘지하철 택배’와는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지금의 지하철 택배는 노인이 지하철 무료라는 점을 이용하여, 소화물을 받아든 노인이 출발지부터 목적지부터 한번에 물건을 배달해주는 형태이다.

그러나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순환식 물류시스템'은 이와는 전혀 다르다. 한 사람이 한 물건을 가지고 운반하는게 아니라, 전동차 한 량을 화물차로 바꾸어, 이곳에 짐을 싣고 움직이는 것이다.

특히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한번에 가는 게 아니고, 지하철 5호선을 간선(뼈대를 이루는 대동맥)으로 잡고 지하철 5호선과 환승되는 나머지 노선을 지선(대동맥에서 갈라져 나온 실핏줄)로 보아, 두 번의 환승을 통하여 전달되는 시스템이다.

즉 어차피 전동차는 하루종일 운행되고 있으니, 이 전동차를 마치 ‘컨베이어 벨트’삼아 전동차에 화물을 올려두면 화물은 알아서 5호선 전구간을 이동하게 되고, 각 환승역에서 목적지로 가는 노선으로 분류하면, 화물이 수도권 전 구간으로 퍼져나간다는 것이다.

특히 물류터미널에 해당하는 노선끝의 차량기지에서 기존 물류회사와 연계하고, 서울역이나 용산역 등에서 현재 운영중인 KTX 특송과 연계하면 사업범위가 전국으로 넓어지는 것이다.

이같이 상당히 새로운 도시철도 활용 순환식 물류시스템은 여러 장점이 많다.

첫째, 지금의 택배는 오늘 물건을 모았다가, 밤에 화물차를 한번 운행하여 목적지로 화물을 보내는 형태이다. 그러나 지하철 차량은 낮에 끊임없이 운행하고 있으므로, 이곳에 화물을 싣어보내면 당일 택배가 가능하다.

둘째, 택배차량은 도로를 달리다보니 교통혼잡의 영향을 받지만 지하철은 지하의 궤도를 달리게 돼 정시성이 보장된다.

마지막으로 낮에는 지하철 승객이 줄어들어, 지하철안이 덜 혼잡해지는데, 열차내의 이 공간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가 있다. 특히 지하철 차량뿐 아니라 역사내의 유휴공간을 활용할 수 있음도 물론이다. 이는 남는 자원을 유효적절하게 활용하여,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 것이다.

한편 지하철이 지하에서 달리다보니 화물을 지하까지 가져가기 어렵다고 생각될 수도 있으나, 도시철도공사는 이미 설치된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그리고 도시철도공사에서 자체 개발한 무한궤도 바퀴가 설치된 전동카트를 활용하여 계단을 쉽게 극복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동안 우리의 지하철은 공공성만 강조되다보니 수익성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승객안전이나 불편과 관계없으면서 새로운 수익창출이 되는 사업은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번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순환식 물류 사업은 이러한 신사업 개발의 좋은 예라고 생각된다. 특히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사업추진의 적극성인 태도를 갖고 조기에 영업방식 특허를 출원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자칫 여러 지하철 회사들이 자사의 지하철 노선을 이용하여 서로 물류사업을 하겠다고 나설 경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없어 사업 추진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 민간택배와 정면으로 경쟁을 선택한 우체국 택배와 달리 도시철도 택배는 도시철도공사가 기존 인프라만 제공하면서, 기존 민간택배회사와 함께 새로운 물류회사를 설립하여 지분 참여를 하는 형태로 되어 있다.

이는 민간업체의 이익도 보장하면서 공기업인 도시철도공사의 공익증진도 동시에 실현하는 상생의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으로 공기업의 우수한 경영혁신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쪼록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순환식 물류 시스템’에 성공을 거두어 공사는 추가 수익을 얻고, 시민은 새로운 택배서비스를 경험하며 우리나라 물류체계의 혁신도 가져오는 1석3조를 얻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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