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가 설날 연휴 기간에 KTX와 새마을호 열차의 입석 승차권을 발매하기로 해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철도공사는 설 특별운송기간(27~31일) 동안 KTX와 새마을호 열차 중 좌석이 매진된 구간에 한해 좌석수의 15% 범위 안에서 입석 승차권을 발매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열차 한량당 8~9명의 입석 승객을 태우겠다는 것이다.
귀성 열차표를 구하지 못한 승객을 위한 입석 승차권 발매라지만 좌석 승차권에 대한 예매가 이미 끝난 상태에서 뒤늦게 이런 계획을 발표하자 좌석을 예매한 사람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승객들은 입석 승객이 없는 KTX와 새마을호를 타고 편안하게 고향에 가기 위해 예매기간을 지켜 비싼 요금을 지불하고 표를 샀는데 입석 승객을 태우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예매 전에는 아무런 말도 없다가 예매가 끝난 뒤 입석 승차권을 판다고 하는 것은 철도공사가 수익을 내기 위해 승객을 속였다는 비난이 심하다.
또 고속으로 달리는 열차에 입석 승객을 태우는 것은 승객의 안전을 무시한 행위라는 지적이다. 시속 300㎞의 속도로 질주하는 KTX와 시속 140㎞로 달리는 새마을호 열차가 사고 혹은 장애로 급제동을 할 경우 입석 승객의 부상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철도공사는 "5만8천장 정도의 입석 승차권을 판매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철도공사 전체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실정"이라며 "비상시 급제동을 해도 KTX는 3.5㎞, 새마을호는 1㎞ 정도 더 진행하면서 충격을 흡수하고 정차하기 때문에 입석 승객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철도공사는 20일 오전 9시부터 설 특별수송기간의 KTX, 새마을호 입석 승차권과 경부·호남·전라선의 새마을 및 무궁화호 임시열차 승차권을 판매할 예정이다. 이 승차권은 전산단말기가 설치된 전국 철도역과 여행사에서만 판매되면 인터넷과 전화예약은 받지 않는다.
입석승차권은 서울~동대구와 용산~송정리, 용산~전주 등 좌석이 매진된 구간에 한해 발매하고 동대구~부산과, 송정리~목포, 전주~여수 등은 현재 남아 있는 좌석과 연계해 입석을 병행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철도공사는 설 연휴 승차권은 서울역을 기준으로 27, 28일 출발 열차 대부분이 매진됐으며 도착열차는 29일부터 31일 오전까지 좌석이 없지만 역귀성 승차권과 비선호 시간대 승차권은 다소 여유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