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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내 마음대로 해야 ‘혁신’인가?
  • 이명철 기자
  • 등록 2019-12-10 18:2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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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시는 온갖 규제 속에 있는데 불공정한 특혜 요구
  • 이재웅 대표, 이제 억지 주장 그만두시기를…<1>


▲ 이재웅 쏘카 대표.


한 마디로 타다의 모 회사 쏘카의 이재웅 대표는 이기적이고 무례하기 짝이 없다. 현재의 타다 영업을 금지하는 사태를 초래한 원인도 그의 이런 내가 무조건 옳다는 식의 태도와 이를 입증하기 위한 잘못된 현실 파악과 사실 왜곡, 무리한 대응과 무관하게 보이지 않는다.

 

이 대표는 일명 타다 금지법이라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의 국회 상임위원회 통과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비판적 견해를 연이어 쏟아내며 이 법안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이 대표는 타다 금지법안을 150년 전 영국이 마차 산업 보호를 위해 자동차의 속도를 제한했던 붉은 깃발법에 비유하면서 해외 토픽감이다”, “지금이 2019년이 맞기는 하느냐며 비판했다. 아니 사실상 비아냥거린 것이다.

 

이전에도 이 대표는 택시업계는 물론 타다에 대해 쓴소리를 하는 정부, 정치권을 향해서도 도를 넘은 비판을 서슴치 않았다. 택시기사 분신에도 죽음은 어떻게도 미화될 수 없으며 죽음과 폭력은 멈춰야 한다죽음을 정치적·상업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고 말해 택시업계의 거센 반발을 샀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기존 이해관계자의 반대라는 현실을 고려하지 않으면 (타다) 도입이 어려울 것이라고 하자, 이 대표는 너무나 비상식적이다. 어느 시대의 부총리인지 잘 모르겠다고 비아냥거렸다.

 

이 같은 태도에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이 고민하는 당국을 비난하고 업계에 거친 언사를 사용하는 것은 나는 달려가는 데 왜 못 따라오느냐는 격이라며 무례하고 이기적이라고 비판하자, 이 대표는 갑자기 이 분은 왜 이러시는 걸까요? 출마하시려나라고 비꼬았다.

 

정부가 모빌리티 개편안 법제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서비스 지역 수도권 확대’, ‘내년 1만대 증차를 선언하면서 반기를 드는 모양새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 대표가 연일 페이스북을 통해 개정안을 비판하자 김상도 국토부 종합교통정책국장은 10일 브리핑에서 타다는 현재 유상운송행위로 택시업역을 침범하는 상황을 유발할 뿐 새로운 운송수단 창출 등의 공유경제 신사업과는 거리가 멀다제도적인 틀 내에서 공정한 경쟁을 하기 위해 입법화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 대표는 또 즉각 반발했다.

 

이 대표는 오늘 국토부의 발표를 보고 다시 할 말을 잃었다택시가 신사업 때문이 피해를 봤다면 그 피해가 얼마나 되는지 조사를 하고 그 피해를 어떻게 보상할 지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것은 정부 몫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언급한 붉은 깃발법은 영국이 자동차산업 등장기인 19세기에 마차 사업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법이다. 자동차 운전자의 조수에게 붉은 깃발을 들고 전방 50m 앞에서 걷게 해 마부나 행인에게 위험을 알리게 한 것으로 시대착오적 규제를 상징한다.

 

택시를 마차에, 타다를 자동차에 비유하는 것도 맞지 않지만, 이 대표야말로 나만 옳다’ ‘내 맘대로 하지 않으면 안된다의 시대착오적 생각과 사고방식을 갖고 있지는 않은지 되짚어볼 일이다.

 

택시는 온갖 규제 속에 있다. 요금은 물론 운전자의 자격, 자동차의 종류, 자동차의 사용기간, 심지어 영업의 휴무까지 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사업의 전반에 걸쳐 사소한 것까지 각종 규제 속에 통제받고 있다.

 

도급을 금지한 택시와 달리 타다에게는 파견근로가 허용되고, 법적 자격 등도 없이 규제 밖에서 유상운송행위를 하고 있다. 이 대표가 이런 형평성을 무시하고 자신들 마음대로 사업을 하겠다는 것이 과연 혁신기업인지 의문이다. 특히 타다를 마음대로 허용하라는 것은 불공정한 특혜를 요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불법 자가용영업을 속칭 나라시라고 하는데 타다가 이것과 무엇이 다른지 오랫동안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을 접해온 필자 입장에서는 잘 구분이 가지 않는다. 그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의 허점을 이용해 혁신을 가장한 불법 콜택시 영업에 지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엄연한 법치국가에서 무소불위 행태를 보이며 한마디로 날로 먹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개정안은 그동안 현행 법상 예외 규정을 활용한 타다의 영업 방식과 이로 인한 택시와의 형평성 논란과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택시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도 줄이고 택시산업을 새롭게 재편함으로써 택시운수업의 영역을 확장하자는 취지다. 타다도 제도권 내에서 안정적으로 영업 하면서 서비스 경쟁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이번 개정안은 카풀 문제로 큰 갈등과 희생을 치르면서 도출한 사회적 대타협의 내용을 토대로 마련된 것이다. 개정안이 이 대표의 말대로 붉은 깃발법이라면 이번 개정안을 지지하고 있는 다른 스타트업체들은 뭐가 되나?

 

그는 타다는 택시기반으로 혁신을 하는 꿈꾸는 기업이 아니다택시를 꿈꾸지 않는 기업에게 택시면허를 기반으로 하라고 하니까 합의할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정말 어불성설(語不成說)이고 자기 아집일 뿐이다.

 

신산업이라고 하더라도 법의 테두리를 지켜야 하고 타 산업과의 형평성과 공정성, 유관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도 고려돼야 한다. 혹시 이 대표가 자신만이 혁신가이고, 타다만이 혁신기업이고, 스스로가 모빌리티 업계를 대표한다고 착각하지 말았으면 한다.

 

이 대표는 자신의 대응이 감정적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혁신을 꿈꾸는 하나의 기업을 이렇게 쉽게 문닫도록 만들어 가고 있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이야기하면서 어떻게 감정적이 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항변했다. 성공한 1세대 벤처기업인으로서 너무 무책임하고 품위없는 얘기다.

 

우리나라 최초로 무료 인터넷 메일서비스인 한메일을 제공하는 다음을 창업한 이 대표는 차량 공유 서비스인 쏘카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면서 공유경제 분야의 오피니언 리더 격으로 활동해왔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하면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혁신성장본부 민간위원장을 맡았지만 카카오 카풀을 둘러싼 갈등이 본격화되던 지난해 12월 스스로 물러났다.

 

그동안 별다른 실패 없이 성공의 길을 달려오며 성취감에 취해온 그이기에 혹시 다른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는 것이 아닐까? 성공한 1세대 벤처기업인으로서 그가 주변을 다시 한번 살펴보면서 자만하지 않고 겸손해지며 더욱 더 정진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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