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그리운 연인들과 심야의 급한 문상객들, 전국 어디든 모셔다 드립니다.'
서울지역 일부 개인택시가 최근 차 안에 '전국권 택시요금표'까지 비치하고 지방행 장거리 영업을 하며 '불황기'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손님들은 연인과 데이트를 즐기다가 심야에 갑자기 해변을 찾는 낭만객과 문상 등 급한 용무가 있는 사람들이다. 관광객과 카지노 이용객도 있다.
택시기사 최모씨(42)는 "얼마전 전북 전주에 편도요금 22만원만 받고 문상객을 태우고 갔는데 손님이 일을 마칠 때까지 3시간 기다렸다가 다시 모시고 서울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다른 택시기사 김모씨(39)는 "4명이 타고 지방에 갈 경우 개인별 분담액이 항공편보다 싸다는 홍보가 통해서 최근 관광객 4명을 부산까지 모셔다 줬다"고 말했다.
이들 개인택시에 비치된 서울시청 기점의 '도시별 택시요금표'에 따르면 강원 강릉은 24만3천원, 속초와 동해는 각각 21만8천원과 28만원. '호반의 도시' 춘천은 9만원, 충남 아산(온양) 11만원, 서산 14만8천원, 강화도는 6만3천원이다.
전주 24만9천원, 대구 30만7천원, 광주 33만3천원, 전남 완도 47만5천원. 50만원이 넘는 곳도 있다. 그러나 이는 '홍보용 요금표'로 언제든 손님과 '흥정'할 수 있다.
이들 전국구 택시가 등장한 것은 서울시내 택시기사의 하루평균 수입이 고작 12만5천원인데 운좋게 지방행 손님을 만나면 교통지옥 서울을 벗어나 신나게 달리면서 하루벌이가 해결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