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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공급감소방안 시급하다"
  • 이병문
  • 등록 2006-01-10 18: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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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택시 운송업은 몇 년째 '불황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원인은 무엇보다 손님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데 택시차량은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식당에 손님은 점점 떨어지고 있는 판인데 가게를 확장하면 어떻게 될까? 그런 짓을 하는 우둔한 식당 주인은 없겠지마는 우리나라의 택시가 그런 꼴이다.

▶'공급'은 늘고 '수요'는 줄어

10년 전에 비해 택시 공급과 수요가 얼마나 변했는지 알아보자.
한국교통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05년 3월말 현재 전국의 택시 대수는 개인 15만 2,201대(62%), 법인 9만 2,447대(38%) 등 모두 24만 4,648대다. 1995년에는 전국에 모두 20만 5,835대의 택시가 있어서 10년 전에 비해 공급이 18.7%가 늘어났다.

지역별로는 인천이 40%가 증가,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 울산 39%, 광주 28% 순으로 증가율이 높았다. 반면 증가율이 낮은 지역은 서울 5.2%, 부산 8.5%, 대전 14% 순이었다. 서울의 경우 1993년 7만대 총량규제 실시로 인해 증가율이 비교적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전국의 택시수요는 2003년도에 45억 3,330만 명으로 1995년의 49억 2,040만 명에 비해 7.8%가 줄어들었다. 서울의 경우 2003년 택시수요는 11억 6,470만 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으나 1995년 수요 12억5,230만 명에 비해 7%가 감소했으며 그밖에 부산 16.8%, 대구 3.3%, 인천 47.2%, 광주 64.6%, 대전 34.5%, 울산 26.4%씩 전국 각지에서 택시 승객이 골고루 줄어들었다.

지역별 택시 1대당 인구수는 전국 평균이 201명, 7대도시 평균이 154명, 서울의 경우 143명으로 뉴욕의 658명, 런던 345명, 도쿄 231명, 파리 148명 등에 비해 우리나라의 택시 대수가 인구수에 비해 너무 많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이처럼 택시공급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반면, 수요는 계속 감소해 택시공급과잉을 초래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하철이 사통팔달(四通八達) 뚫리고, 소득증대로 인한 자가용승용차의 증가, 대리운전 등 택시 대체공급 증가, 그리고 서민들에게 큰 부담이 되는 택시요금 인상 등으로 택시이용객은 계속 줄어들 것이 자명하다.

택시 승객은 자꾸 자꾸 줄어들고 거리에 빈 차는 계속 늘어난다. 할 일 없는 기사들은 길거리에 모여 서서 한숨을 지며 이렇게 말할 것이다. "아, 옛날이여! 승차거부하고 합승할 때가 좋았지.".

▶신규공급 중지하고 기존 대수 줄여야

공급과잉으로 기사부족 현상까지 겪고 있는 우리나라 택시는 결국 나중엔 밤거리 취객들의 전용 교통수단으로 전락할 소지가 크다. 택시 중에서도 가장 고급화돼 있는 '모범택시'의 경우, 낮에 손님이 없어 거의 쉬는 편이고 밤에 취객들을 대상으로 몇 탕씩 뛴다고 한다. 그것도 견디다 못해 일반택시로 다시 전환하는 모범택시가 크게 늘어나 모범택시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정부는 최근 택시에 대한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런 저런 택시대책을 마련,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는 지역별에 따라 택시공급과 수요를 맞추는 '택시총량제'라는 것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이 제도는 이미 전국이 택시공급 과잉상태에 있기 때문에 '버스 지나간 뒤 손 흔드는'격이 되고 만 셈이 됐다)

여러 가지 택시정책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한 가지 전제조건이 따라야 한다. 택시영업이 그럭저럭 잘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당장 배고픈 사람에게 예의범절을 가르치고 지키라는 것은 사실 무리다. 88올림픽과 월드컵 축구대회를 잘 치룬 것을 보면 이 땅의 훌륭한 택시기사들은 어쩌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게 잠시 뿐이다. 택시회사도 투자한 것만큼 이윤을 남겨야 하며, 기사들도 제공한 노동력만큼 먹고 살아야 한다.

택시의 공급과잉은 수익성 악화를 초래하며 이는 곧 서비스 부실로 이어진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 점을 꿰뚫어 보지 못하고 제 나름대로 택시서비스 개선이랍시고 이런 저런 엉뚱한 소리들을 하고 있다.

택시문제의 최우선 해결책은 택시의 신규 공급을 중지함과 아울러 기존 대수를 줄여야 하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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