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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개소세 인하연장…약발 계속 먹힐까?
  • 이병문 기자
  • 등록 2019-06-07 10:3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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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입차만 ‘어부지리’…‘판매 절벽’ 우려 더 커져



이달 말 종료될 예정이었던 승용차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가 올 연말까지 6개월 더 연장된다. 지난해 7월부터 시행한 개소세 인하 조치를 세 번 계속, 16개월이나 이어가는 건 사상 처음이다. 판매 부진에 빠져 든 자동차업계를 위한 처방이지만, 판매촉진 효과가 떨어지고 있어 약발이 계속 먹힐지는 미지수다.

 

더불어민주당과 기획재정부는 지난 5일 당정협의회를 열고 승용차 개소세 인하를 20191231일까지 연장하기로 확정했다. 이번 달 개소세 시행령을 개정해 다음달 1일부터 인하 조치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 구매 시 내야 하는 개소세는 공장출고가의 5%에서 3.5%로 할인된 상태로 올 연말까지 유지된다.

 

개소세법 시행령에 따르면 개소세 세율은 경기조절, 가격안정, 수급조정에 필요한 경우 법률에서 정한 세율의 30% 범위 내에서 조정이 가능하다. 자동차 개소세 인하가 계속되면 출고가격 2000만원 차량 기준으로 원래 내야 하는 세금은 개소세와 개소세에 붙는 교육세, 부가가치세 등을 합쳐 143만원이지만 100만원으로 할인된다. 차량 가격이 높을수록 개소세 인하 혜택을 더 많이 본다.


개소세 인하 조치가 자동차 판매 증가에 도움이 되고 있지만 그 효과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는 점은 판매 수치로 잘 드러난다. 지난해 7월부터 12월말까지 1차 인하 기간 동안 국산 승용차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2%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1월부터 4월까지는 0.1% 증가하는데 그쳤다.

 

개소세 인하는 미래 수요를 현재로 당기는 측면이 큰데 1년째 이어지다 보니 내성이 생긴 것이다. 오히려 개소세 인하 조치를 종료하면 곧바로 개소세 판매 절벽이 일어날 우려가 더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개소세 인하조치는 특히 국산 자동차 판매 제고라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수입차가 어부지리혜택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가격폭이 비쌀수록 개소세 경감액도 커지기 때문에 할인 폭이 100만원 이하인 대부분인 국산차와 달리 수입차는 최대 할인 폭이 400만원에 달한다. 수입차업계는 최근 국산차 가격이 많이 오른 데다 개소세 감면 혜택도 커져 국산차와 가격 경쟁에서 유리한 입장에 서있다.


개소세 인하로 국산차보다 수입차가 득을 보고 있다는 사실도 수치로 드러난다. 개소세를 인하한 지난해 국산차 판매는 전년 대비 0.7% 감소한 반면 수입차는 12% 증가했다. 특히 개소세를 내린 직후인 지난해 8월 국산차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4.1% 늘어났으나 수입차는 11.2% 뛰었다.

 

개소세는 자동차가 드물던 1977년 사치세 개념의 특별소비세로 처음 도입됐다. 개소세를 도입할 당시엔 자동차 배기량에 따라 세율을 적용했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거치며 현재처럼 자동차 가격의 5%를 부과하는 식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자동차를 사치품으로 여기던 시대는 지나간 지 오래다. 국민 성인 2명 중 1명꼴로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는 세상이다.

 

자동차에 무슨 명목으로 개소세를 부과하는지 갈수록 의심이 커지고 있다. 명분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탓일까? 정부는 마치 장난감 갖고 놀듯이 필요할 때마다 개소세 인하·환원을 반복하고 있다. 이런 일이 과연 조세정의에 맞는지, 바람직한 조치인지 곰곰이 따져볼 때다. 세수 목적을 잃은 자동차 개소세라면 차라리 전면 폐지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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