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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 행담도 투자 외국사에 특혜의혹
  • 이병문 기자
  • 등록 2005-05-24 08:2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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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0억 리베이트 받으려고 800억 보증?
한국도로공사가 본업과 무관한 '골프장 리조트' 사업을 벌이며 사업실패시 800억원을 외국투자자에게 돌려주기로 하는 불평등 계약을 맺은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감사원은 "한국도로공사가 충남 당진군 행담도에 리조트 시설을 지으면서 출자한 행담도개발㈜이 체결한 협약 내용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5월중 감사를 마무리해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로공사는 지난 99년부터 충남 당진에 속한 서해대교 옆에 행담도에 휴게소를 짓고 인근 바다를 메워 골프장과 해양 테마파크 등 위락시설을 짓는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도로공사는 이 개발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싱가포르 투자회사인 에콘사와 99년 5월 합자회사인 행담도개발㈜을 세웠으나 바다 매립을 환경부와 지역주민들이 반대해 계획은 2년여 미뤄졌고, 그 사이 에콘사는 자금압박으로 싱가포르에서 부도가 났다.

그러던 중 2004년 1월 에콘사가 페이퍼컴퍼니 EKI를 국내에 설립하고 8천만달러를 끌어들어들였다.

이 과정에서 도공은 EKI와 빌린 돈 8천만달러를 갚을 시점인 2009년 1월 31일 이후에 EKI가 도로공사에 지분 26.1%를 1억5백만달러에 팔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계약을 맺었다.
EKI는 사업이 잘 되면 주식 90%를 갖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이익을 차지하고, 사업이 실패해도 투자한 돈보다 더 많은 돈을 도로공사로부터 받을 수 있는 '꽃놀이패' 계약을 맺은 것이다.

감사원은 이같은 계약의 문제점을 인식, 지난 13일 EKI사 대표 김재복(40)씨를 출국금지를 시킨 뒤 본격적인 감사에 착수했다.

도공은 현재 14조원의 부채를 안고 있으며, 원리금만 매년 2조5천억원씩 갚아야 하는 대표적 부실공기업. 따라서 전문성도 없는 골프장 리조트 사업에 뛰어들면서, 김재복씨만 믿고 1천1백억원대의 빚보증을 선 이면에 대해 강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김씨 이상의 실력자가 개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한편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소속 김태환 한나라당 의원은 22일 도로공사 이사회 회의록을 공개하며 "도로공사가 EKI사에 보증을 선 돈은 8백억원대 규모로 파악된다"며 "이 중 10%에 해당하는 80억원의 리베이트를 받기 위해 도로공사가 이처럼 불리한 계약을 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또 "EKI사의 모회사는 이미 은행관리에 들어간 상태였다"며 "도로공사가 왜, 누구를 위해 문제투성이의 '자본투자 이행확약서'에 서명했는지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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