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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카풀 반대’ 택시 기사 분신…유서 내용은?
  • 이병문 기자
  • 등록 2018-12-11 10:3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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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악한 환경 택시노동자들 위해 정부가 나서줄 것 촉구


▲ 카카오 카풀앱 서비스 시행에 반대하며 분신한 서울 한석교통 기사 최우기 씨(57)가 남긴 유서.


카카오 카풀앱 서비스 시행에 반대하며 분신한 서울 한석교통 기사 최우기 씨(57)가 불법 카풀을 근절해야 한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겼다.

 

전국택시노조연맹, 전국민주택시노조연맹, 전국택시연합회, 전국개인택시연합회 등 택시 노사 4개 단체는 10일 오후 630분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서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최씨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JTBC 손석희 대표에게 보내달라며 유서 2통을 남겼다. 최씨는 분신 전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던 시민에게 유서를 맡겼으며 이후 노조 관계자에게 유서가 전달됐다.

 

최씨는 민주당 정부에 바란다는 제목으로 이해찬 대표에게 남긴 유서에 카풀이 무산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 바란다전국택시노조연맹과 한국노총은 카풀이 제지되는 날까지 나의 시신을 카카오 본사 앞에 안치해달라고 썼다.

 

카풀!’이라는 제목으로 손석희 JTBC 대표에게 남긴 유서에는 불법 카풀을 근절해야 한다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는 택시 근로자들을 위해서 정부가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는 취지의 내용을 남겼다.

 

최씨는 카풀을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출근 시간 차량 정체를 줄이기 위해 이웃끼리 같이 차량을 이용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카카오는 불법적인 카풀을 시행해 이윤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취지를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풀 요금을 택시의 70~80% 수준으로 하며 20%의 수수료를 취하겠다고 하는데, 승객을 수송하려면 정부에 유상운송요금을 신고하고 허가를 받아 미터기를 장착해 정상적인 요금을 받아야 할 것이라며 카카오는 무슨 근거로 요금을 책정해 손님에게 받을 수 있는지, 정부는 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씨는 향후 카카오에서 요금을 더 받더라도 정부가 뭐라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카풀 서비스 요금이 인상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최씨는 또 카카오가 주장하는 자유로운 출퇴근을 정면에서 반박하면서 카풀은 출퇴근 시간인 오전 7~9시 러시아워 때 정한 것인데, 24시간 운영한다는 것은 법의 사각지대를 교묘하게 피해 가려는 술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서울시내 법인택시 255개 회사의 가동률은 60% 수준에 불과하다택시 수입으로는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 밖에 안 되고, 새벽 1시 시내(강남)을 나가도 빈차 등을 켠 택시가 줄 서 있다고 호소했다.

 

최씨는 택시도 승차거부·불친절에 대해 반성할 부분이 있다면서도 “12시간 근무해도 5시간만 근무로 인정되는 환경, 장시간 근무에도 제대로 보수를 못 받아도 어디 하소연할 데가 없어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서 끝에 전국 모든 택시 노동자들이여, 불같이 일어나서 이번 기회에 택시근로자들도 제대로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날이 되기를 바라며 이 한 몸 내던져 봅니다라며 카풀이 무산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 바란다는 글을 남겼다.

 

최씨의 사망 후 택시 4개 단체는 고통스럽게 죽음을 맞은 조합원의 사망을 접하면서 우리 택시 가족은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울분을 느낀다. 정부, 국회, 대기업이 택시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4개 단체는 택시 서민들의 생존권을 말살하는 행위를 근절해달라고 강력히 촉구했으나 정부와 국회가 이를 방치하고 오히려 공유경제 육성이란 미명하에 불법을 합법화시키려 했다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으로 열악한 여건 속에서 택시 운전을 하는 우리에게 생계수단인 택시마저 빼앗는 것은 죽음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100만 택시 가족 일동은 불법 카풀 영업을 금지하기 위해 정부 여당이 강력히 나설 것을 촉구한다카풀 서비스를 즉각 중단하고 철회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강행할 경우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며 모든 책임은 정부, 여당, 카풀 앱 플랫폼 업체들에 있다"고 강조했다.

 

최씨는 이날 오후 2시께 여의도 국회 앞에서 택시를 세운 뒤 준비한 휘발유를 뿌린 뒤 스스로 몸에 불을 질렀다. 차량은 삽시간에 화염과 연기에 휩싸였고, 경찰은 택시 유리창을 깬 뒤 순찰차에 있는 소화기로 불을 껐다. 이후 소방당국은 최씨를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 심폐소생술 등 치료를 했으나, 오후 249분쯤 숨졌다.

 

최씨는 자신이 근무하던 택시회사의 노조 대의원을 맡고 있었으며 카카오 카풀 반대 집회에도 참석했다. 최씨는 주변에 카카오 카풀에 미흡하게 대처하다가 택시기사들 다 죽는 것 아니냐’ ‘강하게 반대해야한다는 취지의 얘기를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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