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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시내버스 “승객에 인사 안 하면 과징금” 논란
  • 이병문 기자
  • 등록 2018-12-06 07:3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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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기사들 “인권 침해” 반발…“인원 충원·노선 감축이 먼저”


▲ 천안 시내버스 모습.


충남 천안시가 시내버스 기사들의 불친절이 심각하다는 민원에 시내버스 운전기사가 승객에게 인사를 하지 않을 경우 버스회사에 과징금을 부과하겠다는 카드를 꺼내 들어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천안시에 따르면 지난달 보성여객, 삼안여객, 새천안교통 등 지역 시내버스 회사 3곳에 모든 차량의 운전사는 근무복과 핸즈프리를 착용하고, 승객이 차에 오르면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의무화하라는 내용의 개선명령을 내렸다. 이를 위반할 경우 버스회사에 1건당 12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

 

회사가 과징금을 부과받으면 해당 운전기사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고, 적발된 운전기사는 업무 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 천안시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23조에 명시된 시내버스의 안전운송 확보와 서비스 향상을 이행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운전기사들은 버스 운행 중 핸즈프리를 착용하고 승객들이 차에 오를 때마다 인사를 할 경우 집중력이 떨어져 승객 안전을 위협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일부 기사들은 인사를 하지 않는다고 벌금을 물린다는 건 인권침해라며 천안시를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낸 사실이 알려졌다

 

천안 시내버스는 이용객들 사이에 악명이 높다. 운전기사의 불친절에 난폭운전, 노선은 꾸불꾸불하다. 천안 시내버스는 타시려는 버스가 오면 손을 들어주세요라는 문구를 창문에 붙이고 다닐 정도로 이상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기사들이 혼잣말로 욕을 하거나 짜증을 내는 경우도 많고, 기사와 승객이 싸우는 모습도 가끔 목격된다.

 

천안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올해 10월 말 기준으로 집계된 민원은 351건이지만 실제론 하루에 전화로만 10건가량 들어온다버스 기사들의 친절도 향상을 위해 승객에 인사 의무화와 과징금 부과라는 강경책을 꺼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안시 시내버스 불친절 민원은 2015450, 2016484, 2017475건 등 한 해 평균 470건 가량이 접수되고 있다.

 

이에 대해 기사들은 인사는 마음에서 우러러 나와서 하는 것이지 강제로 시킨다고 되느냐?”며 불만을 터뜨린다. 특히 촉박한 운행시간으로 친절하게 서비스할 마음의 여유가 없다고 주장하며 인원 충원과 노선 감축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기사들은 운행시간이 터무니없이 짧은데다가 오히려 노선을 늘리는 바람에 휴식은커녕 밥 먹고 화장실 가기도 힘들다하루에 적게는 16시간, 많게는 18시간 일하니 승객에게 친절히 인사할 마음이 생기겠느냐? ”고 반문했다.

 

천안시는 기사들의 의식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과징금 부과 카드를 강행할 방침이다. 천안시는 민간 18명 공무원 7명 등 25명으로 단속반을 구성하고 암행활동을 실시한다. 1차 적발 시에는 개선명령을 내리고 2차 적발 시에는 해당 버스 회사 측에 과징금 120만원을 부과한다.

 

천안시 관계자는 버스 기사의 친절도를 높이기 위해선 인원을 충원하고 차량을 확대해 여유를 주는 수밖에 없지만, 그러려면 천문학적인 예산이 필요하다며 현재로서는 별 뾰족한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천안시는 지난해 3개 버스업체에 환승손실분과 비수익 노선 보전금을 포함해 총 256억 원을 지원했다.

 

버스업체 관계자는 천안시내 160개 버스 노선 중 수익이 나는 노선은 28개뿐이라며 시 보조금으로 적자를 겨우 메우는 상황이다. 운전기사 충원은 시의 획기적인 지원이 없으면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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