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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요금 결정권 ‘카카오’로 넘어간다
  • 이병문 기자
  • 등록 2018-06-08 21:4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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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천원 유료호출 서비스는 ‘예견된 실패’
  • 카카오, ‘수입증대’ 노린 장기 포석?



 

카카오택시가 배차가 더 잘되게 하겠다며 유료 호출 서비스를 시작한지 두 달. 그렇다면 심야시간 택시잡기 경쟁에 발을 동동 구르던 승객들의 불만은 줄어들었을까?

 

유료 호출 서비스를 이용해본 승객들의 반응은 대부분 불만이다. “1000원을 더 내면 빨리 잡히거나 잘 잡혀야 하는데 이런 효과를 못보고 있어 그냥 오는 데로 택시를 탄다는 얘기다. 이런 방식이라면 1000원이라는 웃돈을 왜 내야 하는지 의문이라는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택시기사들도 그냥 무덤덤하다. 인센티브와 상관없이 그냥 호출자와 가까우면 간다는 것이 대부분 기사들 말이다. 500원 더 받자고 유료 호출 기다리는 기사는 거의 없다. 콜이 넘치는 심야 시간대에는 원하는 방향으로 손님을 태우는 게 기사들에게 더 이득이다.

 

카카오에 따르면 유료 호출은 하루 평균 약 2만 콜로, 카카오택시 80만 콜의 2.5%에 불과하다. 피크 시간대 콜 수에 비해 운행 중인 택시가 크게 적다보니 유료 호출을 해도 제때 배차가 이뤄지지 않는 건 당연하다. 유료 호출의 문제가 아닌, 택시 수요·공급의 불균형이 핵심이다.

 

애초 카카오의 1000원 유료 호출 서비스가 일반 택시 콜비와 같은 금액으로 심야시간 승차난를 얼마라도 해소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 카카오 측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아마 카카오는 우리의 생각보다 더 멀리를 내다보고 있을지 모르겠다.

 

택시업계에서는 카카오의 이번 1000원 유료 호출 서비스가 수입증대를 노린 장기포석이라고 진단한다. 유료 서비스 초기에 저렴한 수수료로 공급하다가 점차 수수료를 인상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이미 택시운전자의 95% 이상이 카카오택시 서비스를 이용하는 상황에서 운송 사업과는 관련 없는 카카오가 택시 요금을 좌지우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는 5000원 정도의 요금을 내는 즉시배차 서비스를 계획했다가 큰 반발에 부딪히자 포기한 바가 있다. 혼잡한 시간대에 모두 이 기능을 사용하면 즉시배차는 일종의 '기본'이 되고, 결국 택시비만 5000원 오르는 셈이 된다.

 

하지만 카카오가 즉시 배차 서비스를 포기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즉시 배차 서비스는 사실상 웃돈으로 피크 시간대 요금을 올려 공급을 늘리자는 것이다. 사실 이번 1000원의 유료 호출 서비스는 실패로 끝나든 아니면 성공적인 평가를 받든지 그 결과에 상관없이 향후 돈벌이가 될 법한즉시배차 도입에 유리한 환경으로 조성된다. 어쩌면 카카오 측은 내심 웃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카카오택시는 유료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택시요금 결정권이 정부나 택시업계보다는 카카오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카카오의 영향력은 앞으로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더 막강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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