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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시간 단축 ‘버스기사 못구한다’ 사실일까
  • 이병문 기자
  • 등록 2018-05-18 08: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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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준공영제 시행 지역, 일부 시외버스업체는 채용 비리 만연

▲ 공공운수노조와 서울경기강원지역버스지부는 지난달 13일 서울시청 앞에서 버스 취업비리 전수조사 실시, 버스완전공영제 시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2000년대 초에만 해도 자격증만 있으면 버스기사는 누구나 취업할 수 있었다. 버스업체마다 기사가 모자라 버스 뒷 창에 초보자 환영이라는 기사모집 공고문을 붙이고 다녔다.

 

그러나 서울, 부산 등 주요 도시에서 준공영제가 실시되고 나서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버스기사가 되려면 뒷돈을 줘야 하는 게 당연시 됐다. 준공영제로 임금이 올라가고 복지가 향상되자 뒷돈을 줘서라도 입사하려는 기사들이 줄을 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채용비리도 끊임없이 터지고 있으며 언론에서도 이미 수십 차례 보도됐다. “500만원 이상을 줘야 기사로 취업된다는게 적나라한 버스업계의 현실이다.

 

버스업계의 채용비리는 준공영제 실시 시내버스는 물론 시외버스 업계에도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경찰은 부산·경남을 영업권으로 하는 시외버스업체의 채용비리를 적발했다.

 

노선버스기사는 전세버스나 화물차 운전에 비해 근무가 안정적이고, 처우나 복지 혜택이 나아 지원자가 많다. 게다가 투명하지 못한 버스사업주들의 운영방식과 노조나 회사 관리자가 알음알음으로 신규 기사를 추천하는 등 채용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비리가 발생할 개연성이 높다.

 

그런데 이런 버스업계가 최근 갑자기 운전기사를 구할 수 없다며 한숨만 쉬고 있다.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개정 근로기준법 시행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71일부터 무제한 근로가 허용되던 특례업종에서 노선버스가 제외된다. 이에 따라 시내·시외·농어촌버스 등 노선버스 기사들의 근무시간이 주당 68시간(기본 40시간+연장 12시간+휴일 16시간)으로 제한된다. 특히 내년 7월부터는 근로시간을 주당 52시간(기본 40시간+연장·휴일 12시간)으로 추가 단축해야 한다.

 

준공영제를 실시하는 서울 및 일부 광역시를 제외한 기존 노선 버스회사들은 기본근로 8시간, 연장근로 9시간 등 모두 17시간을 근무하고 다음 날 쉬는 격일제 근무를 일반적으로 적용해왔다. 새로운 규정을 맞추려면 운전자를 충원해 12교대로 전환해야 한다.

 

현재와 같은 운행상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6월말까지 12000~15000여명의 운전자를 고용해야 한다고 한다. 경기도내에서만 당장 8000 명 이상이 추가 필요하다. 이 같은 대규모 인력을 추가 고용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채용비리가 만연한 버스업계에서 사람을 못 구해 운행 대란을 빚는다니. 참 아이러니컬한 얘기다. 똑같은 버스를 운전하는 버스기사 간에도 준공영제를 실시하는 서울, 부산 바로 옆에 있는 준공영제 미실시 지역에 따라 부자와 가난한 자로 나누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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