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과 정보기술(IT) 발전에 따라 소유에서 공유로 차의 개념이 바뀌면서 낯설기만 했던 자동차 공유시대가 어느덧 성큼 다가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선 공유차 개념이 다소 생소하게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선 이미 트렌드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시장 성장 가능성을 미리 내다본 포드·GM·벤츠·BMW·폭스바겐 등 글로벌 브랜드들은 발 빠르게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차량 공유 서비스를 미래 주요 먹거리 사업으로 꼽고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해왔다.
변화의 바람은 국내 시장에도 불고 있다. SK와 롯데가 국내 공유차 시장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도 카풀 서비스 회사인 럭시와 협력에 나서는 등 추격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에는 굴지의 대기업들이 지분투자 형식으로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업계 1위인 쏘카는 SK(주)를 대주주로 두고 있으며 그린카 역시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렌탈을 대주주로 두고 있다.
이 두 회사의 시장 점유율은 약 90%를 차지한다. 양사를 주축으로 한 국내 시장은 매년 2배 이상 성장 중이다. 특히 시간·분 단위로 이용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서비스 이용객은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쏘카는 올해 9월 1일 기준으로 회원 수 300만명을 넘어섰다.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한 지 5년 만의 기록이다. 이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의미 있는 기록이다. 10년 넘게 글로벌 시장에서 카셰어링 서비스를 제공 중인 카투고(Car2go)·집카(Zipcar) 회원수는 각각 270만명·100만명 수준이다. 단일 지역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쏘카가 서비스를 제공한지 5년 만에 300만 회원을 확보한 것은 유례없는 기록이다.
쏘카는 최근 점유율 확대를 위한 사업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그 일환으로 업계 최초로 은행지점 내 쏘카존을 확대 설치했다. 올 1월에는 은행 본점에 전기차 충전기도 추가 설치해 신규 수요 창출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는 그린카도 지난 2011년 시장에 진출한 뒤 탄탄한 성장을 이뤘다. 주로 기존 공영주차장 위주로 완성차 업체에서 출시한 신차의 시승을 카셰어링 서비스로 제공해왔다. 최근에는 아파트·대학·캠퍼스·마트 등 생활밀착 지역으로 확대 제공하면서 고객들의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시장이 급성장을 이어가면서 현대·기아차도 출사표를 던졌다. 장기적으로 카셰어링 시장 성장에 따른 차량의 판매 감소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 현대캐피탈과 손잡고 카셰어링 서비스 '딜카'를 공식 론칭한데 이어 최근 카풀형 카셰어링 업체인 럭시에 50억원을 투자했다. 기아차도 지난해 8월 특정 주거단지 중심의 카셰어링 서비스인 '위블'을 출범시켰다.
카셰어링 사업은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데다 이용자 수 증가폭 대비 수익성도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이 카셰어링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이유는 사업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공유차 시장은 오는 2030년 1조5000억달러 규모로 현재보다 50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시장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지난 2011년 6억원이었던 시장 규모가 지난해 1000억원으로 확대돼 5년 사이 100배 이상 성장한 것. 오는 2020년이면 약 5000억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병문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