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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택시의 불편한 진실 - SMCK 대표이사 정태성 -
  • 편집국 조일환
  • 등록 2017-01-13 15:5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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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 태 성>

                                            ∙택시운전기사(20년차)

                                            ∙교통문화교육원 강사

                                            ∙SMCK 대표이사

 

 

우리나라는 무역규모, 외환보유액, 국내총생산, 국민소득 등 경제지표는 표면적으로는 건강하게 보인다. 하지만 저 출산, 고령화, 노인빈곤, 자살률 등의 사회지표를 보면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이렇게 경제지표와 사회지표의 부조화가 심한 나라에 산다는 것은 우리의 마음을 실제보다 더 초라하게 만드는 이유가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겉은 번지르르하지만 속은 시커멓게 타버린 대한민국이 살기 힘들고 희망이 없음을 풍자하는 (hell)조선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한 지 오래다.

그렇다면 반대로 대한민국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행운이자 축복인 경우는 전혀 없는 것일까? 어느 나라나 사회를 막론하고 장점은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필자는 우리나라의 저렴한 택시요금과 편리한 택시이용접근성을 우선적으로 들고 싶다. 이는 한국을 방문한 대다수의 외국인들도 동의한 사항이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수치상으로도 이를 증명한다. 인구 천 명 당 택시 대수가 뉴욕은 1.7, 런던은 2.1, 도쿄는 5대지만, 서울은 무려 7.2대로 뉴욕의 4.2배나 되는 수치이다. 쉽게 말해서 서울의 택시대수를 뉴욕수준에 맞추면 17,000대여야 하지만 서울은 72,000대 수준인 것이다.

택시요금 또한 매우 저렴하다. 전 세계적으로 택시의 기본요금은 대도시 샐러리맨들이 일반 식당에서 사먹는 점심값과 매칭이 된다. 그렇지 않은 대표적인 나라가 중국과 우리나라이다. 중국은 택시기본요금이 점심값의 몇 배나 되지만 우리나라는 점심값은 반도 안 되는 것이 택시의 기본요금이다. 일본만 하더라도 대기업 부장의 수입으로 택시타기가 쉽지 않지만, 우리나라는 중 고등학생들도 택시를 쉽게 이용한다. 서너 명이 모여서 택시는 타면 대중교통보다 저렴한 고급교통수단이 택시라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살인적인 택시요금의 일본, 승객의 목적지를 확인하고 승차거부가 가능한 영국, 택시의 운전석 옆의 보조석에 앉으려면 추가요금을 내야하는 프랑스, 요일별 시간대별 등 각종 할증이 적용되는 싱가포르의 택시에 비하면 대한민국 택시의 서비스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택시미터기의 요금만 받고 안녕히 가세요.’ 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할 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택시요금의 10~15%를 팁으로 주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다.

선진 외국의 이런 택시문화와 각종 수치들은 승차거부와 난폭운전, 불친절의 대명사로 불리면서도 묵묵하면서도 성실하게 일해 온 대한민국 277,000명의 택시운수종사자를 다른 관점으로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대한민국 택시산업은 1970~80년대가 호황기였으며 택시도 그 시기에 많이 증차됐다. 그 이후 자가용보급이 급속하게 늘고 수도권 전철의 확충과 환승할인제 도입, 버스전용차로 시행과 광역버스와 마을버스의 등장으로 대중교통 인프라(infrastructure)가 비약적으로 발전한 반면에 택시는 답보상태다. 현재는 로봇이나 인공지능(AI)을 통해 실재와 가상이 통합돼 사물을 자동적, 지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가장 먼저 없어질 직종이 택시기사라는 예측도 나온다. 한마디로 택시산업은 고사 직전이자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놓여있다.

그동안 택시는 차종, 색상, 광고, 연료, 요금, 영업형태의 다양성 등에 대한 규제가 많았던 반면에, 고급교통수단이라는 미명하에 지원과 연구에는 옹색했다. 최근에는 고급택시의 도입과 일부 규제가 완화되어가는 조짐도 보인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의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여전히 더디다. 이에 앞서서 택시산업 관련 공직자와 사업자, 현장의 운수종사자의 위기의식과 마인드 혁명이 더 필요한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이 제조업 강국에서 관광업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택시의 중요성을 재조명하는 자세가 택시의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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