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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교부,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왕따 시켰나?
  • 이병문 기자
  • 등록 2005-12-18 14:3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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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교통부가 초청장을 늦게 보내 이명박 서울시장과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의미 있는 행사에 불참하는 일이 발생, 뒷말이 무성하다.

사건은 이랬다. 16일 대한민국 첫 광역철도인 서울 청량리~경기 덕소 간 복선전철 개통식이 열렸다. 이 철도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서 9년간 총 7천43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서울ㆍ경기 동부 지역민들의 숙원사업이다. 개통식에 이해찬 총리가 직접 참석한 것을 보면 행사의 비중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예산의 25%를 부담한, 행사의 주인공 격인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는 불참했다. 그 시간에 서울시장은 출입기자단과 연례행사인 백령도 군부대 위문을 가야 하고, 경기지사는 지역사업인 일산시 한류(韓流)관련 행사에 참석해야 했기 때문이다.

해당 지자체 관계자는 "지자체장들의 일정을 잡으려면 최소 2주의 시간이 필요한데, 뒤늦게 초청장을 보내놓고 오라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고 불평했다. 실제로 이들에게 초청장이 도착한 것은 지난주 초다. 손 지사의 경우는 해외출장 때문에 행사 하루 전인 15일에야 초청장을 열어보게 됐다.

건교부는 이에 대해 시행사인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지자체장 행사초청 업무를 미숙하게 처리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여당 국회의원들에겐 이미 지난 1일 건교부 공무원들이 국회에 직접 초청장을 들고가 참석을 독려했다. 덕분에 이날 행사는 정부ㆍ여당만의 잔치가 됐다. 이 총리와 추병직 건교부 장관을 비롯해 김덕규, 김희선, 윤호중, 최재성, 박기춘 의원 등 전철이 지나가는 지역구의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전원 참석했다.

이러니 건교부가 행정수도 건설과 관련해 이 총리, 추 장관과 갈등을 빚었던 이 시장과 손 지사를 골탕먹이려고 일부러 '왕따'시켰다는 의혹을 살 만하다. 그래도 설마 대한민국 건교부가 그 정도 수준이 낮은 것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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