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고속버스를 탈 수 없는 현실을 보여주기 위해 지난 2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서초동 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항의집회를 벌였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 100여명은 이날 오후 4시30~40분 부산, 대구, 세종시 등으로 출발하는 고속버스 10대에 세 자리씩 표를 구매했으나 휠체어를 타고는 승차를 할 수 없었다. 장애인들의 항의로 버스는 10분 정도 지연 출발하면서 일반 승객만 태우고 떠났다.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 제정 이후 저상버스(시내버스)가 도입되면서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이 확대됐지만 아직 고속버스와 시외버스에는 휠체어가 오를 수 없다. 휠체어 장애인들이 고속버스를 타려면 기어가거나 누구 손에 들려서 타야만 한다.
국토교통부는 고속버스에 리프트 설치와 휠체어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버스 1대당 4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내년에 40대에 시범사업을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아 무산되고 말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시범사업을 해도 전국 주요 구간밖에 운영할 수 없다”며 “리프트가 설치돼 있는 철도 이용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봉환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