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업계 1위인 KT렌탈 인수전이 뜨겁다. 지난 20일 마감된 예비입찰에 대기업과 사모펀드 등 20개에 조금 못 미치는 기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KT에 따르면 KT렌탈 예비입찰에는 SK네트웍스, GS리테일, 효성, 한국타이어, 오릭스 등 국내외 대기업은 물론 MBK파트너스 어피니티, IMM PE, KKR, 칼라일 등 사모펀드도 참여했다.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기업 중 최고 경쟁률이다.
이처럼 KT렌탈 인수전이 뜨거운 이유는 국내 렌터카 사업의 전망이 밝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 4년간 국내 렌터카 시장의 평균 성장률은 12.3%, KT금호렌터카를 운영하는 KT렌탈의 성장률은 20.7%에 달한다.
KT렌탈은 올 들어 3분기까지 7738억원의 매출과 89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20.1%, 15.3% 늘었다. KT렌탈은 올해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서고 2018년에는 2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점유율도 KT렌탈이 26%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위는 AJ렌터카(13.4%), 3위는 현대캐피탈(9.4%), 4위는 SK네트웍스(6.8%) 등이다. 렌터카 사업을 하는 SK네트웍스는 KT렌탈을 인수하면 단번에 업계 1위로 뛰어오를 수 있다.
여기에다 렌탈 업계의 특성상 확실히 현금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고 대여하는 물건을 다변화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한국타이어는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이번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은 KT렌탈 인수를 통해 수입차 사업(더클래스효성)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기존 유통사업의 정체로 고심해온 GS리테일측은 렌터카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 인수경쟁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현지에서 렌터카업을 하는 오릭스도 인수 의지가 강해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KT는 그룹 구조조정 차원에서 계열사인 KT렌탈을 매물로 내놨다. 이번에 매각하는 지분은 KT가 보유한 58%와 교보생명 등 재무적 투자자 6개 회사가 보유한 42%를 합친 KT렌탈 전체 지분이다.
매각 대금은 초기 8000억원 정도를 예상했으나 경쟁이 가열됨에 따라 1조원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KT렌탈 측은 기대하고 있다.
KT측은 예비입찰을 마감한 만큼 조만간 인수 적격 후보(쇼트리스트)를 선정하고 실사 진행, 본 입찰 등을 거쳐 내년 초 매각을 최종 완료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대기업과 사모펀드(PEF)들이 KT렌탈 예비입찰에 대거 참여하면서 막판에 대기업과 PEF간 합종연횡이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SK네트웍스는 단독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크지만, 한국타이어와 효성 등은 PEF들과의 손잡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호돌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