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택시업계, LPG 차량 위주 탈피할까?
  • 이병문 기자
  • 등록 2014-09-13 12:56:04

기사수정
  • 전기택시 시범운행 중, 내년 9월부터 디젤택시에도 유가보조금 지원
 
LPG 모델 위주의 국내 택시용 자동차 시장이 큰 변화를 보일 조짐이다. 전기, 디젤,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연료를 기반으로 한 택시 모델이 속속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택시업계에 따르면 기존 LPG 택시가 아닌 전기택시나 디젤택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서울시와 준중형 세단 SM3 전기택시 사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이달부터 서울시에 전기택시 10대를 시범 운행 중이다.

택시로 전기차를 이용할 경우 자주 충전을 해야 하고, 가격이 4200만~4300만원대로 비싸다는 단점이 있으나 국비 1500만원이 지원되며 지자체별로 추가 보조금이 나오기 때문에 실제 구매 가격은 2000만원대로 저렴해진다.

SM3 전기차의 경우 한 번 충전하면 135㎞의 거리를 갈 수 있으며 1회 충전시간은 약 40분이 걸린다. 서울시 택시의 하루 주행거리가 평균 200~220㎞인 점을 감안하면 하루에 한두 번은 반드시 충전이 필요하다.

연료비가 저렴한 것은 전기택시의 큰 장점이다. 1회 충전(135㎞ 기준) 시 배터리 충전요금은 평균 4000원. 동급 일반 택시가 400㎞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연료 탱크를 채우는 데 평균 4만~5만원이 소요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저렴한 금액이다.

현재 서울시에 설치된 전기차 급속충전 시설은 마포구 공영주차장을 비롯해 총 38곳으로 턱없이 부족하다. 24시간 급속충전 시설이 더 많이 늘어나야 전기차 택시 도입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SM3 전기택시는 현재 제주도와 대전에서도 운행 중이다.

내년 9월부터 디젤택시에 유가보조금이 지원되는 것도 택시업계의 연료 다변화를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택시발전법에 따르면 2015년 9월부터 유로6 배출가스 기준을 통과한 디젤 차량을 택시로 운영할 경우 ℓ당 345.54원의 유가 보조금이 지급된다. 디젤 택시 도입 대수는 연간 1만대로 제한했다.

이에 따라 국내 완성차업계는 디젤 세단의 택시 출시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 6월 출시한 그랜저 디젤은 유로6 기준을 충족하는 모델로, 택시로 운영하면 내년 9월부터 유가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르노삼성차가 출시한 SM5 디젤도 택시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SM5 디젤이 중형임에도 배기량이 1600cc로 출시돼 현행 배기량 기준에 따라 소형차로 분류되는 점이 해결할 문제다. 르노삼성차는 경형·소형·중형 택시의 기준을 배기량이 아닌 차체의 크기로 구분해 달라고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다.

또 SM5 디젤은 유로6보다 한 단계 낮은 유로5 기준에 맞춰져 있어서 현재 출시된 차로는 유가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르노삼성차는 연식변경으로 유로6 기준 부합모델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디젤 택시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수입차들도 있다. 한불모터스는 중형 디젤 세단인 푸조 508 택시를, 폭스바겐코리아는 파사트 택시 도입을 검토 중이다. .

한편, 한국토요타자동차가 지난달 20일 출시한 하이브리드 택시 모델인 ‘프리우스 택시’는 추석 연휴 전까지 한 대도 팔리지 않았다. 높은 연료소비효율과 친환경 하이브리드 모델임을 앞세웠지만 기존 택시에 비해 비싼 가격, 부품 조달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택시시장은 연 4만~4만5000대 정도로 규모가 크지 않고 대당 마진도 낮다. 그럼에도 완성차업체가 눈독을 들이는 건 한번 경쟁력이 입증된 모델이라면 일거에 수요가 몰리면서 오랜 기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맞춰 정비수요가 꾸준하고 길거리에 많이 깔려 홍보효과도 누릴 수 있다.

지난해 가장 많이 판매된 현대차 쏘나타 택시는 NF와 YF 모델을 합쳐 2만9517대가 판매됐고, 기아차의 K5의 경우 8866대가 판매됐다. 올 상반기 역시 쏘나타 1만2635대, K5 4517대가 판매됐다. 점유율 3위인 르노삼성차의 SM5는 같은기간 516대가 판매됐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택시판매 추이를 보면 특정모델이 괜찮다는 입소문이 나면 쏠림현상이 나타나곤 했다”며 “택시기사나 사업자 사이에서 한번 인정받으면 다른 모델도 덩달아 좋은 평가를 받아 판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프로필이미지

이병문 기자 다른 기사 보기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