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세는 소유에 대한 재산세 성격의 지방세로 엔진 배기량, 용도, 승차정원 및 적재량에 따라 구분되며 휘발유와 경유 등 연료에 따라서도 다르다. 하지만 최근 등장한 전기차에 대한 자동차세 기준은 없어 사전에 제정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현재 전기차에 부과되는 자동차세는 지난 2011년 개정된 지방세법 제127조(과세표준과 세율)에서 규정하고 있다. 영업용은 2만원, 비영업용은 10만원이다. 그러나 '전기차'여서 정해진 게 아니라 배기량이 없는 일반적인 승용차 이외의 자동차로 분류돼 적용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출시된 BMW i3 룩스 트림의 경우 가격은 5800만원이지만 세금은 연간 10만원이다. 같은 회사 엔트리 세단인 320d 럭셔리의 5510만원에 비해 290만원 비싸지만 자동차세는 비영업용 신차 기준으로 320d 대비 30만원 가량 저렴하다. 구입 때 취·등록세 면제, 지역·용도별 보조금 지급 등의 혜택과 함께 저공해차 1종 혜택도 받고 있다.
현재 국내에 등록된 전기차는 올들어 6월 기준 1997대다. 향후 배터리 개선과 충전소 불편 해소로 전기차 구매자가 크게 증가할 경우 현재와 같이 지속적인 면세 유지는 쉽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최근엔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와 배기량을 줄이는 다운사이징 열풍까지 더해 배기량에 따른 자동차세 부과 기준도 모호해지고 있다.
기술을 따라가지 못하는 법규는 그만큼 기술의 진화를 더디게 하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세는 자동차를 소유한 국민의 의무이지만 이를 합리적으로 운용해야 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다. 당장은 전기차가 초기 보급단계여서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미래를 생각해 전기차에 부과되는 자동차세 기준을 사전에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