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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 내수 3위 탈환…정말?
  • 박순영 기자
  • 등록 2014-04-10 07:3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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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장기 비전 제시했지만 ‘알맹이 없는 발표’에 반신반의
 
르노삼성차는 지난 2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새 비전 선포식을 열고 르노삼성차의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카를로스 곤 회장은 오는 2016년까지 한국 시장 3위를 탈환하겠다고 밝혔다. 곤 회장은 “연내 모든 제품에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하고 상품성을 개선하는 한편 SM5 디젤 모델을 출시하는 등 기존 라인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르노삼성차의 이 같은 목표가 과연 가능할까 반신반의해 하는 이들이 많다. 현재 내수 3위인 한국GM에 비해 신차 라인업이 크게 부족하고 부산공장 생산량도 한계가 있는데다가 영업소 사원수도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선 라인업에서 한국GM은 12개인 반면 르노삼성차는 6개다. 기본적으로 준중형과 중형, 대형 라인업은 두 업체가 비슷하지만 한국GM에는 르노삼성차에 없는 경차(경상용차)가 3종이나 되고, SUV 차종도 르노삼성차보다 한 차종 많다.

이 같은 라인업 차이는 올 1분기 판매 실적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한국GM은 3만 4000여 대로 르노삼성처(1만 4000여 대)보다 2만 대 정도 앞서 있는데, 대부분 르노삼성차에 없는 차종에서 판매된 것들이다.

르노삼성차로선 라인업 추가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오는 2016년까지 추가되는 라인업은 올 하반기 출시되는 'SM5' 디젤 정도다. SM5와 'QM5'의 풀체인지 모델이 2016년에 나오지만 라인업 추가는 아니다.

여기에 한국GM의 경우 한국 내 공장이 부평, 창원, 군산 3곳이나 된다. 주간 연속 2교대를 했을 경우 연산 82만 대 생산이 가능하다. 하지만 르노삼성차는 부산공장 한 곳뿐이다. 30만 대 생산 규모이지만 이마저도 3교대를 할 때만 가능하다.

영업소와 영업사원수에서도 비교가 안된다. 3월말 기준으로 한국GM은 295개에 3300여 명인 반면, 르노삼성차는 179개에 1700여 명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품질이 담보되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적은 인원으로 많은 판매량을 기대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한다.

르노삼성차가 목표를 높게 잡아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우려는 의도인지는 모르지만 이처럼 비현실적인 목표와 비전 제시라는 지적이 많다.

르노삼성차는 지난 2010년까지만 해도 SM시리즈를 내세워 내수시장에서 3위까지 올라서기도 했으나 이후 신차를 내지 않으면서 결국 현재는 SUV 전문업체인 쌍용차에도 추월당해 꼴찌인 5위로 추락했다.

르노삼성차는 오는 8월부터 북미로 전량 수출할 닛산의 신형 로그 모델 생산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연간 8만대를 5년간 총 40만대 생산할 계획으로 수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전기차인 SM3 Z.E. 생산의 중요한 거점이라는 것도 희망적이지만 갈 길은 너무 멀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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