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택시기사 월 154만원, 버스 264만원...택시가 100만원 적어
서울 택시기사가 받는 평균 월급이 시내버스기사보다 무려 100만원 가까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택시 공급과잉과 경기불황의 장기화로 자동차 운송업계에서조차 운전기사간 '소득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서울시가 18일 시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 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말 현재 서울시 대중교통 운송업계의 운전기사 평균 임금수준은 시내버스가 가장 높고 다음으로 마을버스, 택시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시내버스 운전기사의 월평균 급여(평일 22일+휴일 4일 근무 기준)는 기본급 114만2천944원, 연장 및 야간근로수당 등 76만6천292원, 월평균 상여금 57만1천472원, 기타 16만8천496원 등 모두 264만9천204원에 달했다.
반면 마을버스 운전기사의 경우 시내버스기사와 동일한 노동시간을 기준으로 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합쳤을 때 월급여가 164만원 정도였다. 택시기사의 임금 수준은 이보다 더 낮아 기본급 95만9천985원에 1일 초과 수입금의 60%를 지급받는 성과급 58만9천680원(월 26일 기준)을 합쳐도 154만9천665원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택시업체 운전기사들은 "시가 계산한 154만원조차도 일반 택시기사들이 실제 받는 월급보다 훨씬 부풀려져 있다"며 "몸이 아파 며칠 일을 빠질 경우 손에 쥐는 돈은 100만원도 채 안된다"고 말했다.
시내버스 운전사들의 임금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까닭은 지난해 7월 버스 준공영제 도입으로 시내버스 운전사들의 임금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서울시 시내버스 운전사들의 평균 임금은 지난해 16.14%나 대폭 인상된 데 이어 올해에도 3.8% 올랐다. 게다가 버스회사들의 무리한 운행 강요 등이 사라지고 휴식시간 보장 등 운전사들의 처우가 개선되면서 시내버스 운전기사 모집에 구직자들이 몰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7월 버스 준공영제 도입으로 버스 운전기사는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받고 있다"며 "반면 택시업계는 경기침체와 대리운전 확산, 지하철 심야 연장운행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택시기사들이 버스회사로 이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택시요금은 지난 6월 17.52% 인상됐지만 법인택시 기준으로 수입 증가분은 하루 평균 1만570원꼴에 그쳐, 택시 운전사의 처우 개선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관계자는 "택시가 차지하는 교통수단별 수송분담률은 지난 96년 10.4%에서 2002년 7.4%, 2004년 6.6% 등 해마다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며 "시내버스들이 차량 뒷면에 붙이고 다니던 '기사모집' 공고문이 어느새 자취를 감춘 반면, 택시업체의 차량 운행률은 80~85%에 불과할 정도로 구인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