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랜저·쏘나타·K5·SM5·말리부 등 디젤모델 출시 예정
<고연비 등 디젤차 인식 바뀌고 판매비중 높아져>
국내 자동차메이커들이 주로 RV나 SUV에 탑재했던 디젤 엔진을 승용차로 넓혀갈 계획을 세우고 있어 디젤 승용차 시장이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하반기 준중형 아반떼 디젤을 선보인데 이어 그랜저와 쏘나타 디젤 모델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적극적으로 승용차 디젤 신차를 투입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은 디젤 차량을 앞세운 수입차업계의 공세에 맞서기 위한 것이다. 아울러 디젤 차량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좋아지면서 디젤 승용차 판매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솔린과 디젤 모델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현대차의 엑센트·아반떼·i30·i40의 지난해 디젤 모델 판매 비중은 29.19%에 달했다. 이들 차량의 총 판매량은 8만6204대였고 이 중 디젤 모델 판매량은 2만5163대였다. 지난해 총 판매량의 62%가 디젤차였던 수입차보다는 낮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상당히 높아진 비중이다.
엑센트는 2만8607대 중 33.2%인 9519대가, i30는 1만410대의 절반이 넘는 5742대가, i40는 5825대의 절대 다수인 4434대가 디젤 차량이었다.
지난해 8월에 디젤 모델이 출시된 아반떼는 다른 차들보다 디젤 판매 비중이 낮았지만 판매량 자체는 적지 않았다. 8월 이후 판매된 4만1332대의 아반떼 중 13%인 5468대가 디젤 차량이었다. 과거 두 차례나 아반떼 디젤 모델이 도입됐다가 판매량이 극히 미미해 결국 사라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국산 승용차의 디젤 판매 비중이 늘고 있는 이유는 기술 발전으로 인한 소음·진동의 감소와 고연비, 수입 디젤 승용차의 인기 때문에 디젤차에 대한 인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점 등이 꼽히고 있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 총 판매량 153만399대 중 디젤차가 30%인 45만9480대를 차지했을 정도로 디젤차의 토대는 탄탄해진 상태다.
이 같은 시장 상황을 반영해 기아차도 프라이드(지난해 3월 출시)·K3(지난해 12월 출시)·쏘울의 디젤 모델에 이어 올해 ‘K5’의 디젤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르노삼성차도 올해 중형 승용차 SM5에도 디젤 엔진을 탑재할 계획이고 한국GM은 상반기에 말리브 디젤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처럼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디젤 승용차를 준대형, 대형 부문으로 확대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어 디젤차 시장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디젤차가 가솔린보다 비싸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불필요한 옵션을 빼고 가격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