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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르노삼성차, ‘생산 공동화’ 위기
  • 박순영 기자
  • 등록 2013-12-17 10:5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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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M·르노 글로벌 생산 재편…이미 시작된 물량이전
 
GM과 르노의 글로벌 생산 재편으로 한국GM과 르노삼성차가 생산 공동화 위기를 맞고 있다. 국내공장의 글로벌 경쟁력 저하에 값싼 인력과 대규모 배후시장을 갖춘 중국의 부상이 겹치면서 우려한 생산물량 이전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

17일 자동차업계에 다르면 GM과 르노는 2016년부터 중국 현지 생산을 모두 215만대 늘릴 계획이다. 이는 두 브랜드의 연간 생산량(2012년 기준)의 18%에 육박한다.

이 같은 중국에서의 대규모 증산은 한국을 포함한 유럽, 호주 등에서의 물량감축·이전 및 구조조정과 동시에 결정됐다.

GM은 최근 한국법인인 '한국GM'의 유럽수출을 중단하고 유럽법인인 '오펠'의 독일 보쿰공장을 폐쇄했다. 호주법인 '홀덴'은 아예 현지공장의 문을 닫았다. 이에 따라 한국GM의 유럽 연간 수출물량 약 18만대를 잃게 됐으며 홀덴의 호주생산 물량 10만대도 사라진다.

한국GM의 수출물량 중 일부를 오펠이 생산하고 한국GM의 호주 수출물량은 늘어날 수 있으나 기존만큼의 생산·판매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생산감소와 함께 구조조정도 진행된다. 한국GM은 내년 1월부터 주간연속 2교대제가 시행되면 생산물량이 줄어들어 구조조정이 최소화될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단계적 인력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업계의 중론이다.

르노는 본사 차원에서 2016년까지 전체 직원의 14%에 달하는 7500명을 감원할 계획을 세웠으며 프랑스 공장 감산도 결정했다.

르노삼성차도 부산공장의 인력을 지난해 감축했으며 중국으로 수출하는 ‘QM5’ 연간 물량 3만대를 중국에 내줄 경우 추가 감원이 있을 수도 있다.

세계 자동차업계는 중국 중심으로 글로벌 생산을 재편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GM과 르노삼성차는 이에 종속적일 수밖에 없어 타격을 입을 것이 불가피하다.

이는 국내 생산의 효율성을 감안하면 이미 예견된 일이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다.

특히 인건비가 문제다. 올해 한국의 시간당 인건비는 4.31달러로 중국(0.8달러)의 5배에 육박한다.

또 통상임금문제도 발목을 잡고 있다. 한국GM은 지난해 노조와 통상임금 소송에 따른 비용을 실적에 반영해 3400억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이는 한국GM의 경쟁력에 대한 평가절하로 이어졌다.

얼마전 방한한 제롬 스톨 르노 부회장은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한국 자동차업계의 임금이 비싸다”며 “가장 경쟁력 있는 공장에 생산물량을 분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GM과 르노삼성차는 모두 한국에 대한 투자금을 사실상 회수해 발을 빼기가 쉬운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과 르노삼성차가 발을 뺄 경우 ‘먹튀’ 가능성은 앞으로 더 거세질 수 있다”며 “노조가 치밀한 전략을 세워 움직여 본사의 구조조정 여지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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