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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의 경유택시 도입 반대 “너무 생뚱맞다”
  • 이병문 기자
  • 등록 2013-11-28 19:5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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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 10대 중 4대가 경유차…반대 명분 없고 설득력도 부족
 
정부가 추진 중인 경유택시 도입에 대해 환경부와 환경단체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등 37개 환경단체로 구성된 한국환경회의 소속 회원들은 지난 2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유택시 도입 철회를 촉구하기도 했다.

환경부와 환경단체의 경유택시 도입 반대는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 중 경유를 연료로 쓰는 자동차가 40%에 가까운 현실을 감안할 때 너무 억지이고 생뚱맞기만 하다. 올 9월말 현재 전국 자동차 등록대수 1930만대 중 경유차는 700만대(37%)가 넘는다.

매월 최대 판매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수입차는 경유차 인기가 더 높아 판매비중이 70%에 육박한다. 10월에 판매된 1만4154대의 수입차 중 경유차는 9420대로 66.6%를 차지해 가솔린 차 4303대(30.4%)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이런 현실에 환경부와 환경단체가 유독 경유택시 도입을 반대하는 것은 명분도 없을 뿐 아니라 설득력도 약하다. 전국에서 영업 중인 택시는 일반택시 9만924대, 개인택시 16만4140대를 합해 모두 25만5064대로 이들 택시가 모두 경유택시로 바꾼다고 해도 전국의 경유차 대수에 비한다면 그야말로 새 발의 피다.

환경부와 환경단체가 경유택시 도입을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한다면 경유택시 도입을 반대하기에 앞서 자동차회사들을 상대로 경유차 생산·판매를 막아야 하는 것이 옳지 않았을까?

환경부나 환경단체는 경유택시가 대기환경을 오염시켜 국민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과장된 논리를 내세워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보다 대기질이 훨씬 좋은 런던, 파리, 베를린 등 유럽 선진국 도시는 자율적으로 대부분 경유택시가 보급되고 있다. 또 전 세계에서 LPG택시만 운행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는 실정이므로 환경부와 환경단체의 주장은 근거가 모호하고 모순점이 많다.

폐암의 원인이 되는 극미세먼지는 LPG차가 경유차보다 더 많이 배출한다는 국내외 연구자료가 많이 있음에도 환경부는 아예 측정항목도 설정하지 않고, 측정도 하지 않고 배출이 전혀 없다고 발표했다.

현재 우리나라 경유승용차는 유로5급 환경기준을 만족하고 있는 세계 최상급 수준이므로 수십년 전 탄광에서 사용한 건설기계용 경유엔진이나 낡은 선박에서 배출되는 매연의 유해성을 인용하면서까지 경유택시 도입을 반대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착시현상이다.

올해 2월에 기획재정부는 환경부의 수도권 대기질 개선사업으로 연간 2000억원 이상을 장기간 집행해왔으나 대기질 개선에 실패했다고 지적하고 예산 축소를 예고했으며, 2008년에는 감사원에서 미세먼지 발생원으로 경유차가 66.7% 차지한다는 환경부의 발표는 10% 미만이라는 2001년 환경과학원 자료를 왜곡한 것으로 시정 지적을 받기도 했다.

환경부의 경유차에 대한 환경성 시비는 타 부처에서도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편견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택시 시장에서 30년 이상 LPG연료만 사용하도록 하는 독점 구조는 우리 사회의 에너지 소비 구조를 심각하게 왜곡시키고 있고 세계 시장으로 진출해야 하는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피해도 적지 않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소비하는 LPG의 경우 국내 정유공장에서 생산되는 부산물로는 턱없이 부족해 약 60%가 수입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에서 수입원유로부터 재생산한 경유는 50% 정도 남아돌아 헐값으로 수출해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실정이다.

에너지 절약 측면에서도 경유택시 연비가 LPG택시와 대비해 2배로 우수하므로 국가 차원의 에너지 절약효과가 매우 크다. 국가재정 측면에서 볼 때도 LPG택시에는 유류세를 전액 환급하고 있지만 경유택시에는 일부만 환급할 예정이므로 세수가 약간 증대된다.

30년 이상 정부가 간섭하면서 특정 연료에 독점적 특혜를 부여해온 구태정책은 이제 마무리할 때다.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처럼 국내 택시는 물론 버스에도 환경성이 우수하면서 연비가 좋고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자동차에 세제 혜택을 많이 주어 소비자들이 시장에서 스스로 수익성 있는 현실적인 자동차를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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