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 없다던 서울시, 853억원에 염곡동 버스업체 차고지 매입
서울시가 853억원을 들여 서초구 염곡동의 버스회사 차고지를 매입, 내년부터 버스공영차고지로 활용키로 했다.
서울시는 최근 서울버스(주)측과 토지 매입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85억원을 지급했다.
서울시가 이번에 매입하는 땅은 염곡동 300-2번지 토지 9371㎡(건물 1925㎡포함)로 매입가격은 853억4100만원이다. 진입도로(352.92㎡)와 공원 부지(1만9438㎡) 등 부속 토지 1만9790.92㎡는 기부채납받기로 했다.
서울시는 연말까지 이미 확보한 500억원을 납부하고 차액의 경우 2014년과 2015년에 분납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500억원을 납부한 만큼 이에 해당하는 해당 부지 60%가량에 대해 내년부터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전용 버스공영 차고지로 활용할 방침이다.
향후 서울시내버스조합을 통해 입주 희망업체를 선정한 뒤 공시지가의 2.5%를 사용료로 받고 버스업체에 차고지로 임대해줄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초, 강남 일대에 버스 공영차고지가 없어서 버스회사들이 자체적으로 차고지를 빌려 사용하거나 인근 송파공영차고지까지 이동해야 했다”며 “이번 매입 결정으로 버스회사들의 차고지 임대비 부담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2009년부터 이 부지에 대한 매입작업을 진행해왔다. 2009년 1차로 이번 매입 토지와 접해있는 토지 4698㎡를 361억1300만원에 매입한 바 있다. 이 땅 역시 서울버스(주) 소유였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예산 낭비란 비판도 나오고 있다. 버스 1대당 주차면적이 100㎡임을 감안하면 해당 부지(건물면적 제외)엔 70여대를 주차할 수 있다. 버스 1대 주차비용이 10억원을 넘는 셈이다.
이로 인해 일부에서는 특혜의혹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지난 2004년 버스체계 개편 시 시내버스회사들과 협약을 맺고 버스회사의 부채해결을 위해 버스회사가 소유한 차고지를 매입해주기로 한 바 있다. 이 계획에 따라 서울시는 현재 20여개 버스업체 차고지를 매입했다.
한 관계자는 “서울시가 예산이 없어 하던 사업도 중단하는 판에 굳이 수백억원씩 들여 버스공영차고지 토지를 매입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초·강남 일대 버스공영차고지가 없긴 하지만 인근 송파구에 공영차고지가 있어 이곳을 이용하는 버스회사도 상당수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이번 매입은 지난 2009년 세워진 서초공영차고지 매입계획에 따른 2차 집행인데다 이 지역 내 버스차고지로 쓸 만한 대체부지도 없다”며 “당초 예상(936억원)보다도 80억원가량 저렴하게 구입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