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행 노선만 좌석제…후진적 시스템에 이용객들 '불만'
전국 시외버스 중 상당수가 지정좌석제 없이 선착순으로 승객들을 태우는 예전 방식을 고수하고 있어 이용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 시외버스 노선 가운데 지정 좌석제가 시행되는 노선은 절반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외버스 좌석제는 경유지가 없는 직행 노선, 즉 출발 후 곧바로 최종 도착지로 향하는 노선에 한해서만 시행되고 있다. 출발지에서 이곳 저곳 경유지를 들러 최종 목적지에 도착하는 노선은 모두 비지정 좌석제로 운행되고 있다.
비지정 좌석제 노선은 예매를 할 수 없고 탑승 시간이나 좌석도 따로 지정돼 있지 않아 이용객들은 무작정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이용객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나는 주말이나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여름, 혹한의 겨울철에 이용객들의 고충은 더욱 커진다.
승객들의 이런 불편에도 버스업계는 기술적, 재정적 이유를 내세워 지정 좌석제 도입에 소극적이다. 경유지가 있는 경우 표 판매 현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한데 수많은 버스회사와 시·군 단위 소규모 터미널까지 이런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업계의 힘만으로는 어렵다는 것이다.
버스업계 관계자는 “비지정 좌석제를 이용하는 승객들의 불편은 이해하지만 경유지가 있는 노선은 시스템상 어쩔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올해 여름휴가를 갔다가 시외버스를 서서 탔다는 김모씨(44)는 “요즘 같은 세상에 예약도 안 되는 후진적인 비지정 좌석제가 있다니 말도 안 된다”며 “이용객들의 편의는 전혀 고려치 않은 횡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