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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발·서울역발 KTX, 경쟁효과 의문
  • 이병문 기자
  • 등록 2013-06-24 07: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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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실상 경쟁될 수 없어 새로운 회사설립 이해 어려워
국토교통부는 최근 철도산업 구조개편방안을 통해 KTX 경쟁체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방안에 따르면 철도공사 자회사를 설립해 2015년 개통 예정인 수서발 KTX의 운영을 맡겨 서울·용산발 KTX와 경쟁체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자회사와 모회사를 경쟁시킨다는 발상 자체가 유례가 없는 것이지만 수서발 KTX와 서울역발 KTX가 어떤 경쟁효과가 나타날는지 큰 의문이다.

우선 수서발 KTX나 서울역발 KTX 모두 동일한 차량으로 평택부터 부산까지 동일한 선로와 역을 운행한다.

독점체제를 깨기 위한 경쟁체제라고 하지만 수서발 KTX는 운영 주체가 민영철도회사이건 철도공사 자회사이건 그 지역 독점운영 주체다. 강북에 사는 시민이 수서발 KTX를 타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들어가며 가까운 서울역을 두고 수서역까지 갈까?

다시 말해 부산역에서 서울로 가는 고객의 입장에서 서울행 또는 수서행의 판단기준은 종착역에서 최종 목적지까지의 합리성에 기초한 것이지 수서행 KTX의 서비스가 좋기 때문이 아니다. 남대문시장에 볼 일이 있는 고객이 수서역 도착 KTX를 선택하지 다시 남대문시장으로 오진 않는다.

경쟁이 존재하지 않는 영역에서 수천억원의 추가비용을 들여가며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는 것이 그래서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다. 국토부의 철도산업 구조개편 방안은 옹색하기만 하고, 오히려 민영화를 위한 첫단추이거나 퇴직 관료들의 낙하산을 위한 산하기관 늘리기라는 철도노조의 주장이 더욱 설득력있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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