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여대생 살인사건에 택시업계 분노…경찰에 공식 사과 요구
택시 운전기사가 대구 여대생 살해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억울하게 몰려 경찰에 체포됐다가 풀려난 것에 대해 택시업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전국택시노조연맹 대구지부와 전국민주택시노조연맹 대구지부는 지난 2일과 5일 각각 성명을 내고 이번 사태에 대한 경찰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택시노조는 성명에서 “경찰은 택시 운전기사가 여대생을 태웠다는 이유 하나로 범죄인 취급을 했으며 언론 또한 택시기사가 유력용의자라는 점을 부각시켰다”며 “경찰은 즉각 사과해야 할 것이며 언론도 밝혀지지 않은 사실을 보도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택시범죄에 이용되는 차량들은 불법적인 도급제나 지입제 차량인데도 이에 대한 적발이나 단속은 제대로 하지 않고서는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그 책임을 택시 노동자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인 대구참여연대도 5일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에 대한 경찰의 부실 수사와 인권 침해 의혹에 대해 책임을 밝히라고 주장했다.
대구참여연대는 성명에서 “경찰은 택시 운전기사가 범인이라는 증거가 없는데도 용의자로 지목해 성급히 언론에 발표했고 그 과정에서 강압수사와 인권침해 소지가 다분하다”며 “택시 운전기사를 범인으로 몰아세우는 지루한 공방을 벌이며 필요 이상으로 택시 운전기사를 오랜 시간 동안 구금시켰다”고 비판했다.
대구 여대생 살해 사건의 내용은 이렇다.
지난달 25일 대구 중구 삼덕동에서 실종된 A양(22)은 26일 경주 화천의 한 저수지에서 숨친채 발견됐다.
경찰은 사건 초기 A양이 탄 택시기사를 유력 용의자로 발표, 택시기사를 찾는데 모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택시기사가 용의자로 지목되자 심야시간 시민들의 발인 택시를 향한 의구심의 눈길이 이어졌다.
또한 진범이 아니면 A양을 태운 택시기사가 나타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의심이 높아지면서 택시기사가 유력 피의자로 취급됐다.
여기에 A양을 태운 택시기사 B씨(31)를 경찰이 긴급체포하면서 택시기사들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이 이어졌다.
하지만 사건을 수사한 대구중부경찰서는 사건발생 8일만인 지난 1일 이번 사건의 피의자 조모(24)씨를 붙잡았으며 2일 구속했다.
대구중부경찰서는 수사과정에서 택시기사 B씨를 범죄자 취급했으며 더욱이 B씨가 유력 용의자를 지목했음에도 관망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택시기사들은 경찰이 택시기사들의 사정을 어느 정도 알면서도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택시기사들은 사실상 12시간 맞교대 형식으로 근무, 사건 자체를 잘 모르거나 모든 손님을 기억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경찰 중간 수사 발표 내용과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이 다를 경우 협조하기 힘들다는 점을 알면서도 택시기사를 매도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