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철희 서울개인택시조합 이사장 “서울 개인택시를 ‘명품택시’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저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현실에 맞지 않는 법과 제도가 개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지난달 실시된 서울개인택시조합 제17대 이사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국철희 이사장(51세)은 업계에서 재야 세력으로 구분되는 개인택시연대 출신이다. 선거에서 그는 이사장·지부장 등 기존 조직 출신을 제치고 ‘국철희 바람’을 일으키며 당선됐다.
“저를 뽑아준 조합원들의 여망을 잘 알고 있습니다. 조합원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조합을 선명하게 운영하고, 조합원들의 권리를 위해 분골쇄신할 각오입니다.”
그는 대부분 지자체가 택시요금을 인상했지만 서울시는 아직까지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톤을 높였다. “계속되는 물가 상승과 연료 값 인상으로 한계에 다다랐다”며 “서울시는 더 이상 조합원들의 고통을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국 이사장은 서울시에 택시요금의 조속한 인상을 촉구하기 위해 지난달 25일 서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삭발식을 가졌으며, 지난 21일에는 역시 서울광장에서 조합 창립 제43주년 기념식과 함께 택시요금 인상 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그는 “정부가 택시 대중교통법(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 대신 추진하고 있는 택시 지원법(택시산업 발전을 위한 지원법)은 택시를 지원하는 법이 아니라 거꾸로 택시를 규제하는 법”이라며 반드시 막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개인택시 면허의 양도·양수와 상속을 금지하고 택시기사의 정년을 제한하려고 하는 것은 재산권 침해와 취업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조합원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줄 수 있는 방안으로 조합 산하 또는 독자적인 협동조합 설립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택시차량은 물론 타이어와 같은 차량 소모품 구입 시 개별적으로 살 때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또 “현재 국가의 권한을 위탁받아 처리하고 있는 조합 업무에 대해 국가가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며 “조합의 위수탁업무처리에 대한 국가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철희 이사장은 개인택시업계에서는 드문 전주고·서울대를 나온 소위 말하는 명문고, 명문대 출신이다. 그는 대학시절부터 노동운동, 민주화운동을 펼친 운동권 학생으로 노동자들과 함께하고 싶었고 그들과 함께 노동자들이 대우받는 참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어 택시회사에 입사하고 지금의 개인택시까지 오게 됐다.
“사람들은 삼성이나 현대같은 재벌그룹이나 권력기관을 좋은 직장이라고 생각하잖아요. 돈을 많이 벌고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 같은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국 이사장은 “제 인생에서 택시기사는 한 번도 후회해 본적 없는 건실한 직업”이라며 “그런 택시가 지금 큰 어려움과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