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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차산업, 日-中 사이서 '샌드위치' 우려
  • 이병문 기자
  • 등록 2013-04-29 21: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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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차, 엔저 타고 본격 회복…중국차, 경쟁력 높이며 추격
 
한국 자동차산업이 엔저 바람을 탄 일본 업체의 공세와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중국 업체의 추격으로 샌드위치 신세가 되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엔저를 기회로 일본이 산업 전반에 걸쳐 부활의 신호탄을 올리자 도요타, 닛산, 혼다, 마쓰다 등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자국 내 생산량 증산계획을 내며 그 선두에 서고 있다.

도요타는 오는 9월까지 일본내 공장의 하루 생산대수를 10%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연간 생산은 20만대 가량 늘어난다.

마쓰다도 올해 일본내 목표 생산대수를 기존 계획보다 5% 상향 조정해 90만대 이상으로 설정했고 스바루도 본사 공장의 생산능력을 10% 증강할 계획이다.

닛산도 규슈공장에서 생산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와 '무라노' 모델을 올 가을에 미국으로 이전할 계획이었으나 엔-달러 환율이 100엔에 육박하자 최근 이전 계획을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환율혜택을 최대한 누리자는 포석이다.

실적도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3월 말 끝난 2012회계연도에서 도요타, 닛산, 마쓰다, 혼다 본사의 영업이익은 2∼5년 만에 흑자 전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은 고성장 및 개방화를 통해 선진기술을 습득하고 현재 5∼10년 가량의 한-중 자동차산업의 기술 격차를 좁히는 중이다.

물론 중국이 가까운 시일에 한국 자동차와 대등한 수준의 경쟁자로 올라서기는 힘들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그러나 예상보다 빨리 중국 토종업체들이 기술 수준을 높여 시장에서 한국차와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정부는 난립한 수십개의 토종 자동차 업계를 구조조정을 해 소수정예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토종 자동차 브랜드의 품질을 끌어올리려는 계획을 세우는 등 자동차산업 육성 의지를 보이고 있다.

세계 1위 규모로 커져버린 내수시장도 든든한 버팀목이다. 토종 자동차 업계의 내수 점유율이 올해 1분기 43.3%에 불과하지만 이마저도 한국의 내수시장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칫하면 한국의 자동차산업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다"라며 "특히 상품 경쟁력에 엔저 효과로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일본차 업체들이 부활하는 것은 한국 자동차산업에 큰 위협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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